나와 같았던 너의 눈물

후배 A의 눈물을 보았다

by 김안녕



후배 A의 눈물을 보았다. 예전 나의 모습이 겹쳐 보여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꽤나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 수 있었던 건 사회생활로 만난 사람 중엔 A가 최고였고 거의 유일했다.



나와 비슷한 사람


내가 선배였기에 싫은 소리도, 때로는 이해 안 되는 잔소리도, 내가 짜증 날 때의 예민한 되치기도 A는 다 받았을 것이다. 하여 A는 내가 싫을 수 있겠다. 그렇다면 A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A가 정말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첫째, 말투와 행동. 처음 A의 말투와 행동은 모든 면에서 약간의 조심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나의 사회초년생 시절과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한동안 옆자리에 앉아있던 A를 바라보며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행동 만으로도 무슨 고민을 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거의 90%에 가까운 확신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때로 모른 척했다. 나 역시도 힘들고 바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퇴사를 앞둔 지금에 와서야 그런 날들을 후회한다.


둘째, 좋아하는 것. 반려동물을 제외하면 좋아하는 것이 거의 같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 아이돌의 어떤 면, 어떤 멤버를 가장 좋아하는지 그 이유가 같다. 그리고 평생 나만의 표식이라 생각했던 어떤 문양을 똑같이 그리는 것. 전생에 가족이 있다면 A였지 않았을까?



힘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난 이기적인 선배였다. 퇴사를 앞두고 이전 메일들을 하나둘씩 읽어보며 지난날들을 상기해 보는 요즘. 좋은 선배가 아니었다는 반성을 뼈저리게 하고 있다. 오늘 A의 눈물을 보면서 또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그렇게 펑펑 울어버린 때가 있었는데. 지금 그때의 내 마음일까 싶어서 걱정이 됐다. 꽤 견고하고 단단해 보여서 더 많이 놀라기도 했다.


사람은 강철이 아니다.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서로 도와야 한다. A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다소 불합리한 구조에 반기를 들고 마치 잔다르크가 되어 회사의 특정 부분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할까, 해야 할 업무를 나눠서 해야 할까. 모두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일단은 작은 기프티콘을 선물했다. 어설픈 위로는 하고 싶지 않아서 담백한 인사를 건넸다. A가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하고, 지금처럼 터져 나올 땐 펑펑 울어도 보는,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나보다는 더 좋은 선배를 만나길 바란다.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잘되길 바라본다.



동료란 무엇인가


일보다 사람이 힘들 때, 직장인들은 더 많이 퇴사를 선택한다. 나는 너무 좋은 동료들이 있어서 퇴사를 무를까 하는 웃픈 생각을 해볼 정도로 그들이 좋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투닥투닥 협업 업체의 비합리적인 태도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때론 연예인의 가십거리도 떠들어 보고, 어제 본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리뷰도 하고, 창문 너머 들려오는 빵빵- 자동차 소리에 시끄럽다고 불평도 해보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야근을 하는 날엔 저녁을 같이 먹지 않겠냐 하는 그 작은 말들이 다시금 새겨보니 정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A를 비롯해 나와 함께해온 동료들 또한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한, 때론 예민해도 인간적인, 함께 하고 싶은 동료로서.



생각한다. 앞으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 좋은 사람을 만나는데 급급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좋은 사람, 동료, 후배, 선배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자고.



A가 평안과 안녕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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