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야 하는 이유는 책 한 권의 의미를 항상 뛰어넘는다
오랜만에 책을 사러 서점으로 향했다. 웬만한 책은 밀리의서재를 통해 보고 있기 때문에 밀리에 없거나 너무 좋아서 소유하고 싶을 때에만 구매를 하는 요즘. 영풍문고 사당점에 들러 한 권의 책을 사고 다섯 가지의 가치를 얻었다.
보도 섀퍼의 <돈>, 그리고 함께 얻은 5가지 소소한 가치
보도 섀퍼의 <돈>을 구매했다. 최근 성행하는 '돈'을 향한 열망을 따라 재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사실 독일에서 20년 전에 출간된 고전이라 볼 수 있다. 보도 섀퍼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머니 코치로 26살 때 한차례 파산을 겪었지만 재기에 성공한 인물이다. 얼마 전 읽은 <생각의 비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돈의 속성>, <부자의 언어>, <부의 추월차선>에 이어 선택한 '부'에 관한 책. 돈맹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로 가는 실천적 방법론을 다룬 책이라 꼼꼼하게 읽어보려 구매했다.
책 한 권을 사고 위의 그림처럼 몇 가지의 추가적인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비매품으로 제공되는 '밀리 독서 리포트 2021'다. 이건 밀리의서재 어플로도 볼 수 있긴 하지만,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게 흥미로워서 갖고 왔다. 밀리의서재는 온라인을 통해 끊임없이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재미있는 회사다. 온라인 전자책의 형태를 끝끝내 습관으로 만들어 익숙하게 하더니, 이제는 오프라인 서적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서점에 별도의 섹션을 구성해 밀리 오리지널 서적 또는 밀리 베스트셀러 서적을 따로 진열해 팔기도 한다. 어쨌든 2021년 사람들이 어떤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밀리 독서 리포트를 소소하게 살펴보며 나의 도서생활을 돌아보고 새롭게 자극받아 더 열심히 독서를 해보고자 다짐했다.
두 번째로 얻은 건 미래의 창에서 만든 '트렌드 코리아 소식지'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매년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 미래의 창에서 만든 신문 형태의 소식지는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무가지인 터라 고민 없이 가져왔다. 약 6 페이지 정도 되는 소식지에는 2011년부터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의 핵심 키워드들과 최근 5년간 가장 핫한 트렌드 키워드를 비롯 트렌디한 공간과 전문가의 대담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 아마도 <트렌드 코리아> 발간 10주년을 맞아 리마인드 하는 개념으로 무가지를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흥미롭고 좋았다. 내용이 많은 건 아니지만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글이었고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트렌드 코리아>의 위상도 짚어줄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로 얻은 건 마스터 바닐라 블랙커피다. 맥스웰하우스에서 나온 커피를 만 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로 받았다. 서점에서 커피를 사은품으로 받은 건 처음이라 인상 깊었다. 사실 거의 모든 책이 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무료는 나쁘지 않다.
네 번째로 얻은 건 근처 극장의 2,000원 할인 쿠폰이다. 내가 방문한 서점은 영풍문고 사당점. 근처 이수역에 있는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면 2,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었다. 영화도 많이 보는 나에게 아주 적절했고, 소소하지만 그들의 콜라보 이벤트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
마지막으로 얻은 건 용기. 서점을 찾을 때면 책뿐만 아니라 책을 진열해 놓은 진열대의 카피라던가 구성도 살펴보는 편이다. 마케팅을 해온 나에게 도움이나 참고가 될만한 아이디어들이 늘 있던 터라. 이번에 눈에 띈 건 새해를 맞아 2022년을 예고하는 트렌드 도서들을 모아둔 코너였다. 그 코너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삶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고. 단순히 2022년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대격변 수준의 변화를 겪은 우리들에게 용기를 주는 말. <인터스텔라>의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는 대사가 겹쳐보이기도 했다. 책을 사게 만드는 힘은 이런 작은 차이에서 나온다.
서점에 가야 하는 이유는 책 한 권의 의미를 항상 뛰어넘는다.
자, 그럼 독서를 시작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