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에 떨어졌다
2021년 나는 5번의 글쓰기 공모전에 지원했다. 결과는 모두 탈락이었다. 특히, 오늘 발표된 올해 마지막 나의 공모전이었던 브런치북 또한 내 것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는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인사이트 리포트가 여과 없이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살펴보면 전체 독자는 391명, 누적 조회수는 6,304, 그리고 완독자는 7명이다. 사실 391명이나 되는 분들이 한 번이라도 글을 읽었다는 데에 기쁜 마음이다. 하지만 완독자 7명, 완독률 1.8%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끝까지 읽고 싶지는 않은 글이라는 팩트가 폭격처럼 날아들어서.
떨어질 거라 예상했다고 해서, 기대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기대라는 마음은 언제나 컨트롤하기 어려우니까. 나는 브런치북을 쓰고 제출하면서 100% 나의 글에 만족하지 못했다. 물론 스스로의 글에 만족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최선을 다한, 나의 것을 다 쏟아 넣은 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기대를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제출을 했다. 조금 더 전력을 다해볼 걸, 그럼 후회가 덜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모든 공모전에서 떨어질 때 같은 마음이었다. 이쯤 되면 '전력을 다한 온전한 나의 글'이 궁금해진다. 매일 단 한 줄이라도 쓰자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는 지금, 나는 어떻게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나는 그 답을 오늘 읽은 '스테르담'님의 "브런치를 떠나는 분들에게" 글을 보며 깨달았다.
글은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라는 것.
그 노동력은 타인에 의한 타인을 위한 게 아니라, 자의에 의한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
적어도 브런치에서 글을 쓸 때에 그것은 '소통'이기보다 '고백'이어야 한다는 것.
기꺼이 절망을 표현하고 멋지지 않아도 삶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 내는 것.
더 멀리, 더 큰 것을 바라보면서 글을 쓸 것.
그리고 여기에 내 생각을 하나 더하자면, 당선되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나의 이야기를 쓸 것.
나는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첫째, 많이 읽어야 한다. 브런치를 하면서 내 글을 쓰기에 급급했지 정작 다른 분들의 글은 충분히 살펴보지 못했다. 쓰고 싶은 만큼 틈틈이 시간을 내 읽자. 그리고 좋아요와 댓글을 아끼지 말고 더 많이 누르고 더 많이 남기자.
둘째, 솔직하고 진실하게 쓴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 어떤 글이라도 진심을 담은 나의 것을 다른 조건 없이 온전히 선보일 수 있다. 상위 노출 키워드를 찾아 제목에 억지로 끼워 넣지 않아도 되고, 저품질에 빠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의 것을 쓰기만 하면 된다.
셋째, 꾸준히 쓴다. 더 빨리 혹은 더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꾸준히, 제대로, 천천히 써보자. 내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지금은 나도 알기 어려우니까. 나의 마음과 생각과 상황에 집중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쓰는 것.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온전히 쏟아내는 글쓰기를 해보자.
글을 쓰며 글로 돈을 벌고 싶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작가라는 이름을 달아보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를 기다려주길 바라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를 보고 어떤 감정과 가치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그러다 보니 정작 글을 쓰는 것 자체에 대한 비중과 크기가 오히려 작아졌다. 글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글 자체에 좀 더 집중해보자. 언젠가는 내가 바라지 않아도 그것들이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