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실패와 50%의 성공
2021년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크리스마스이브. 새해의 새로운 목표 수립을 앞두고 올 한 해 내가 한 일들을 결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침 이직 전 휴식의 시간을 맞이한 만큼 이 시간 동안 충분히 쉬고 과거를 복기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가져보기로 해서.
공부를 시작하려면 펜부터 사곤 했던 사람이 나다. 결산을 하는 때에도 왠지 모르게 다이어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여러 자료들을 출력해서 하나로 만들고자 했기 때문에 간략하게 바인더를 만들어 보았다. 커버는 마땅치 않아서 아래와 같이 좋아하는 영화의 파일을 분해해서(?) 구멍을 뚫어 만들었다.
클리어 파일을 쫙 편 다음 가운데를 가위로 싹둑싹둑 한다. 생각보다 종이처럼 잘 찢어지더라. 그다음 이전에 사두었던 CARL 타공기로 좌측에 구멍을 내준다. 동글동글.
그런 다음 루즈링을 끼워서 고정하면 끝.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가장 첫 장에는 올해 새롭게 쓴 이력서를 정리해 보았다. 입사를 위해 쓴 게 아니라, 스스로 나를 정리하며 써본 이력서. 간단히 나를 소개하고 업무를 해온 커리어와 사이드로 내가 해온 이력을 함께 정리했다. 그 외에는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추구하는 인생의 좌우명, 나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의 좋아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각각 나누어 적어보았다. 굳이 어딘가에 비칠 게 아니라 지금껏 가장 솔직하게 완성된 나의 이력서.
2021년 한 일을 섹션을 나누어 정리해 보았다.
글쓰기 영역에서 크게 4가지, 강의 영역에서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었다. 늘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는데 한눈에 적어두고 보니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조금은 뿌듯한 마음이다.
[잘한 점] 목표 대비 5배의 성과
올해 처음 세웠던 목표는 부수입 300만 원 벌기였다. 총합으로 계산해보니 12월까지의 부수입은 14,652,016원으로 약 5배 정도를 벌었다.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열심히 하긴 했지만,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의외의 제안이 오기도 했고 한 터라. 동기부여 영상에서 종종 봐왔던 '행동하면 예상치 못한 것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알게 된 한 해였지 싶다. 정략적 수치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수치적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이뤄나가는 걸 스스로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 50%의 성공
계획했던 것의 50% 성공했다. 올해 초 세웠던 나의 목표는 아래와 같다.
브런치 작가로 꾸준히 글쓰기 / 출판 작가 되기 / 글로 300만 원 이상 부수입 벌기
극본 공모전 응모 및 당선되기
인스타그램 꾸준히 운영하여 인플루언서 되기
일본어 JPT 800점 이상 획득하기
파란색은 이룬 것이고 빨간색은 이루지 못한 것, 노란색은 진행 중인 것이다. 출판 작가는 아직 릴리즈가 된 건 아니지만 곧 앞두고 있기에 파란색으로 하였고. 공모전은 5군데에 제출했지만 모두 올 탈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나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솔직히 꾸준히, 내가 원하는 만큼 노력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현생의 이런저런 문제들을 핑계로 방패 삼기도 했다. 하루하루 일 년의 크기가 예전보다 더욱 크게 다가오는 요즘 참으로 후회되는 부분이다. 차라리 온 힘을 다해 한 실패였다면 더 배우는 게 많았을 텐데. 내년 계획에 이러한 부분은 반드시 참고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
일본어는 진짜 ㅋㅋㅋ 대학 이래로 이쯤 되면 평생의 목표 수준이다. 항상 조금 공부하다 그만두고를 반복하는데 이게 꼭 해야 하는, 꼭 이루어 내야만 하는 내 안의 동기와 목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왜 나는 늘 일본어를 목표에 포함했고, 늘 실패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2022년 목표에 참고를 해보기로. 인스타그램은 한동안 꾸준히 했지만 역시나 하루를 건너뛰게 되면 이틀, 삼일은 금방이다. 놀라울 정도의 관성은 나를 다시 제자리로 끊임없이 돌려두었고. 내년에는 꾸준히 해서 기간별 팔로워 목표수를 설정해야겠다. 뭐든지 그런 식의 목표가 없으면 절대로 근처에 가지 못하는 듯하다.
원하는 바는 쓰고, 기록하고, 개선하고, 수정하고, 공유하며 내 것이 된다. 2021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 유일하게 성공했던 이유는 힘들어도 기록을 이어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브런치야 고마워.
바인더에 해온 것들을 정리하면서 성사되지 못한 아쉬운 건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나의 개인적인 이유로 진행하지 못한 건, 그리고 해볼 의사와 컨디션이 가능했지만 중간에 드롭된 건 2건의 강의가 그것이었다. 하나하나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뻔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나의 이유로 진행하지 못한 건에 대해서는 연말인 만큼 담당자님께 안부차 다시 한번 메일 드리고 앞으로도 비슷한 혹은 좋은 다른 건이 있다면 고려해주십사 말씀을 남기려 한다. 중간에 이야기하다가 드롭된 건에 대해서는 내 개인적인 경험의 부족이 큰 이유라고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쌓아나가는 계기로 삼을 겸 잊지 않기 위해 포함해 적었다.
부수입을 위해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을 꽤 했다. 강의료는 돈이 꽤 되기 때문에 유의미하지만, 원데이 클래스와 같은 경우엔 코로나 이슈도 있었던 터라 준비했던 품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저조했다. 이런 가운데 의미 있는 건 해피캠퍼스를 통해 올려둔 6개의 자료가 1년 동안 약 192,000원의 수익을 냈다는 점이다. 과거 기업에 합격했던 자기소개서와 PPT 템플릿 등을 올려둔 자료가 꾸준히 판매돼 얻은 수익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직 기존 자료를 올리기만 하고 얻은 성과로서 훌륭하다. '자면서도 돈을 만드는 법'처럼 이런 식의 패시브 인컴의 양과 루트를 더 많이 늘려가는 걸 하나의 목표로 삼아야겠다.
2021년 안녕. 내 이름은 김안녕.
올해는 그래도 무언가 하려고 애쓴 한 해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앞선 시간들도 이렇게 보냈다면 지금쯤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식의 부정적인 생각은 덮어두고,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나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음에 안도하기로 한다.
한 해를 복기했으니 이제 2022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러려면 또 다이어리가 필요하다. 주말에 사러 가야지.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