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또는 모르는 사람들의 인사와 격려 사이
생일이었다
나는 MBTI I형으로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다. 친구가 아주 많은 편이 아니고, 연락도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해 온 몇몇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정도고, 그 정도로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나도 생일에는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다소 빈 말에 가까울지라도, 그저 카톡에 '생일'이라고 떠서 인사를 건네올지라도 그런 정도의 관심은 좋다- 라고 생각했었다.
오늘은 생일이었다. 1년에 한 번씩이지만 오랜만에 생일이구나- 이런 느낌의 생일이었다. 가족, 친구, 회사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래 1년에 하루 정도는 이 정도의 관심을 받는 것은 참 좋다고 느끼는 하루.
어떤 응원의 힘
그 하루의 끝에 나를 모르는 (아니 어쩌면 알고 있는) 어떤 분으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생일과는 무관하지만, 그 일이 오늘인 생일에 일어났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브런치에 남겨진 작은 댓글 하나. 과거에 올려둔 나의 경험에 대해 묻는 댓글이었고, 나를 응원한다는 이야기였다. 어쩌면, 지금 이 글도 보실지 모르겠다.
내 경험을 쓰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한켠의 작은 마음을 담아 종종 쓰는 글. 내 감정의 해소구이자 이뤄가고 싶은 꿈을 그려가는 일기장이자, 저런 사람도 저 정도는 하고 사는구나- 정도의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건넬 수 있는 글귀가 되고자, 본인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고자 때때로 쓰는 글.
지속하기가 쉽지 않아서 1주, 길게는 한 달 이상씩 글을 올리지 못하기도 하는 요즘. 다시 한번 글을 잘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마음이었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은 정말 아름답다. 가시처럼 돋아 있어서 살짝만 스쳐도 할큄을 당할 것 같은 인생의 몇몇 상황들 속에서, 연고가 되어주고 부드러운 솜이 되어주는 마음이 반짝반짝 빛난다.
나는 오늘 누구를 응원했을까. 쌍둥이를 키우는 와중에서도 크게 힘든 기색 없이 오늘도 육퇴를 끝내고 맥주 한잔을 할까 고민하는 친구, 회사에서 겹겹이 쌓인 일들을 처리하며 툴툴대면서도 작은 초콜릿을 사서 나눠주고, 힘들어도 껄껄 웃으며 '어쩌겠어, 해야지'라고 말하는 회사 동료들일까. 존재만으로 가득가득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동경하는 아이돌일까. 인생의 짝꿍일까.
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반드시 표현해야지. 그게 그 사람의 어떤 한순간을, 한 장면을 다시 살아오르게 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으니까.
나는 내일 누구를 응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