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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녕 Jan 30. 2021

임창정 '소주 한 잔'의 가치는 얼마인가

뮤직카우 음악 저작권 구매 기준에 대하여 



작곡가가 아니지만, 음악 저작권 수입을 받는다


매력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나도 저작권 갖고 싶다'고 얼마나 많이 말해왔는데. 이런 마음을 실현해주는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있다. 미술품을 조각으로 나누어 파는 아트 투게더, 음악을 주식처럼 쪼개어 파는 뮤직카우처럼 말이다. 특히 뮤직카우는 최근 공격적인 광고를 펼치며 투자에 열을 올리는 불안한 2030 세대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나도 빠질 수 없지. 일단 한번 알아보기로 했다. 



#뮤직카우가 뭔데? 

- 표면적 의미: 음악을 주식처럼 쪼개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 

- 투자적 의미: 월배당주의 개념 > 구매한 저작권의 수익이 매달 첫 영업일 기준으로 입금되는 형태 


#진짜 저작권을 갖는 거야? 

- ㅇㅇ. 개인이 구매한 특정 곡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한다. 

저작재산권 법에 따라 저작자와 동일한 기간인 사후 70년까지 존속된다. (*뮤직카우란 플랫폼이 중간에 사라져 없어져 버려도 존속된다고 한다.) 


#수수료는 얼마? 

-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높은 편이다. 

  : 거래금액의 1.2% (1주 기준, 수수료 상한은 주당 300원 제한) 

  : 5주 이상 한 번에 구매 시 거래금액의 1.0% (수수료 상한은 주당 250원으로 제한) 



나는 어떤 곡을 사야 할까? 


모든 투자엔 '내 생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주식이나 펀드와는 달리 뮤직카우는 보다 더 주관적인 투자에 가깝기 때문에 무턱대고 사는 게 아니라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여 나는 뮤직카우에 투자함에 있어 아래와 같이 세 가지의 기준을 정했다. 



1) 신곡을 사지 않는다. 

- 뮤직카우는 미래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운 편. 따라서 신곡의 위험성은 더 크다. 워낙 많은 곡들이 새로 나오기도 하는 요즘 세상이라. 초반엔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거래량도 많을 수 있지만, 특히 아이돌 곡의 경우 팬들의 유입 등 '초반 거품'이 빠지고 나면 금세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여 신곡이라 할지라도 정말 명곡이라 장기투자 할만하다는 객관적인 확신이 없다면, 나만의 섣부른 판단만으로는 구매하지 않기로. 



2) 장르는 OST, 개별 곡으로는 STEADY SELLER에 주목한다. 

- OST 장르는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다. izi의 '응급실'이나 Crush의 'Beautiful' 같은 음악을 꼽을 수 있겠다. 이런 OST는 단순히 개인이 스트리밍 하는 것을 넘어서 예능 등의 여타의 방송에서 반복해서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공유가 예능에 출연하면 도깨비 OST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처럼. 다른 장르보다 '길고 많이 플레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한다. 


- 스테디셀러 음악을 산다. 임창정의 '소주 한 잔', 소찬휘의 'TEARS'처럼 불멸의 곡들 말이다. 지금 현재 스테디셀러인 곡이나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곡에 투자한다. 실제로 '소주 한잔'과 'TEARS'의 시세는 다른 여타의 곡보다 4~5배 가량 월등히 높게 거래되는 편이다. 수익률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 이런 곡들은 매도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꾸준한 저작권 수익을 받는다는 관점에서 투자한다. 



3) 그래도 좋아하는 가수와 음악이면 산다. 

- 뮤직카우가 주식, 펀드 등과 다른 매력이 여기서 나온다. '좋아하면 몇 주 정도는 살래' 하는 마음. 다른 투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약간은 감성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이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스스로에게 크리티컬한 금액으로는 절대 투자해선 안된다. 갖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응원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소액 투자. 어떤 면에선 투자 가운데 유일하게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있는 예쁜 모양의 투자란 생각도 든다. 



4) 곡 정보를 반드시 확인한다. 


- 거래량: 꾸준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곡만 산다. 

- 월별/연별 저작권료: 큰 등락이나 감소세 없이 유지되는 곡을 산다. 

- 저작권료의 비중: 어떤 면에서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곡인지 파악 후 산다.  



- '소주 한 잔'은 월에 큰 반등 없이 꾸준하게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도 나쁘지 않다. 다만, 저작권료의 비중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다. 현재 60.8%의 공연 수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바타나고 있다. 이는 노래방, 기타 공연 등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곡이라 볼 수 있는데 현재 코로나 이슈가 장기화됨에 따라서 핵심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구매가 조금 망설여진다. 예상컨대 아마도 전년도보다 떨어질 듯싶다. 하여서 우선은 구매를 홀딩하고 1월~3월의 저작권료 추이를 보고 이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추천지수? 여전히 단점이 많지만, 가능성은 있는 


뮤직카우에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단점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미래 수익 예측 불가 

- 시장 상황이란 걸 공부할 수가 없는 분야. 멜론처럼 공개되는 모든 곡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뮤직카우는 현재 곡의 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더욱 애매한 측면이 있다. 이 곡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정말 '감으로' 하는 투자에 가깝기 때문에 고액을 투자하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2) 저조한 거래량 

- 거래량이 아주 미미하다. 하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로 뮤직카우를 계획한다면 역시 무리다. 주식처럼 시장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시점과 가격에 파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 어떤 곡을 사려고 마음먹었다면 그 곡의 거래량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택도 없이 낮을 땐 절대로 사지 않는 게 좋겠다. 



3) DAY6의 음악이 없다.  제한적인 곡의 수 



- 곡의 수가 많지 않고 한정적이다. 이따금 아이유와 빅뱅의 곡들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정말 사고 싶은 곡들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 듣는 것만으로 귀호강인 DAY6의 음악이 한 곡도 없다는 건 정말 아쉽다. 어떤 곡이라도 있다면 무조건 샀을 텐데. 



그럼에도 가능성이 없진 않다. 뮤직카우는 계속 성장하는 플랫폼 중에 하나이고 언젠가 더 많은 곡들이 확보되고 투자자가 늘어난다면, 내가 갖고 있는 저작권이 빛을 발할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뮤직카우는 단기가 아닌 장기 투자의 대상이다. 시세 차익을 노릴 거라면 차라리 주식을 하는 게 낫고, 뮤직카우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넓고 점점 더 다양화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 좋은 기회와 가능성을 간과하지 않는 투자자가 되겠다고 다시 한번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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