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그리고 도전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익숙하게 발견하게 되는 말들이 있다.
‘지금 당장 도전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바로 시작하세요’
이 말들은 도전 끝에 성공한 사례들을 보여주며 우리를 현혹시킨다.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동기부여로 ‘내일부터 좋아하는 일을 도전해야지’라고 다짐하는 순간, 우리가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실패의 무게’이다.
도전을 장려하는 성공 사례들은 사실 수많은 실패 끝에 얻은 결과이다. 하지만 많은 미디어에서 실패를 주의 깊게 조명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패는 냉혹하고 아무도 그걸 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버리고 도전해서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은 매우 희박하다. 10만 명이 넘는 작가 지망생 중 정식 웹툰 작가로 등단할 확률은 약 0.12%고 100만 명의 아이돌 지망생 중 데뷔할 확률은 약 0.1%지만 데뷔가 성공을 의미하진 않는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그나마 조금 높은 편인데 약 0.87%이다. 거의 대부분이 1%를 넘질 못한다. 다시 말해, 나머지 99%는 실패한다는 뜻이다.
도전의 대가는 쓰다. 좋아하는 일에 단지 열정을 쏟았을 뿐인데, 단지 모든 것을 투자했을 뿐인데 면접관들은 이 시기를 공백기라고 부르며, 같은 시간 동안 스펙을 쌓은 사람이 아닌 당신을 뽑아야 되는 이유를 물을 것이다. 때로는 경제적 어려움처럼 현실적인 문제들을 동반할 수도 있다.
도전을 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원하는 삶과 꿈을 위해 도전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단지, 무책임한 도전을 말리고 싶을 뿐이다.
작사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람인 김이나는 ‘김이나의 작사 법’이란 책에서 간절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간절함과 현실 인식은 비례해야 한다.”
수많은 히트곡 제작에 참여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진 성공적인 작사가지만, 처음부터 무모하게 작사가에 올인하지 않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느리지만 노련하게 자신의 꿈을 도전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어떤 사람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잘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며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 8시간을 넘게 일을 할 정도로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이 문제가 많이 어려웠고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책들과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단기적인 관점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잘하는 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장기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지향해야 안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늘고 길게 도전하는 거다.
때론 진전되지 않는 걸음에 답답할 것이다. 짧고 굵게 가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락한 삶과 성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 같다.
1%라는 성공 확률에 들기 위해서 우린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