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셀러 하다가 사기당한 이야기
인생은 돈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살아가는데 돈은 매우 중요하다. 수단은 가리지 않고 빨리, 많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취준생 때 돈을 빨리 벌겠다는 마음으로 온라인 셀러를 도전해본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온라인 셀러가 포화상태라고 생각해서 해외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 초보 셀러로서 아마존이라는 거대 몰에 발을 담그기엔 무리가 있어서 카페24처럼 개인 쇼핑몰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인 쇼피파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수많은 영어 영상들을 보면서 몰을 개설하고 물건을 판매하는 방법을 공부했다. 특히 돈 없는 취준생은 거액을 투자할 수 없었고 재고 보관할 공간도 없었기 때문에 드롭 시핑(dropshippping) 방식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드롭 시핑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상품을 구매를 해서 바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인데 중국에서 물건을 사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팔기로 했다.
유튜브를 보며 온라인 몰을 완성하고 상품도 많이 올렸지만 한 달이 지나도 상품은 팔리지 않았다.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광고도 해봤는데 소용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꾸 내 계정을 비활성화하는 페이스북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0개의 판매 실적에 플랫폼 이용비와 광고비에 적자만 나고 있는 상황이라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이 인플루언서 광고였다. 광고비를 주고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채널에 나의 게시글을 일정 기간 동안 올리는 방식이었는데 팔로워가 몇십만명이 넘는 유명 인플루언서는 비싸서 엄두도 못 내지만 중소형 인플루언서는 나름 비용이 합리적이라서 시도해볼 만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었다. 당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하루 동안 게시글을 올리는 비용이 약 15달러 정도였는데 페이팔로 달러를 송금하면 이상하게 세금이나 환율 때문인지 받는 사람은 그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됐다.
나와 거래를 하던 인플루언서는 돈을 잘못 받게 되자 재송금을 요구했다. 환불을 먼저 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송금 확인을 눌러버렸다고 돌려줄 수 없다는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그 대신 돈을 다시 보내주면 조금 할인된 금액으로 게시글과 스토리를 둘 다 올려주겠다고 나를 설득했다. 순진했던 나는 그 말만 믿고 돈을 계속 보냈고 처음에 15달러였던 광고비는 10만 원이 훌쩍 넘어 있었다.
며칠을 기다려도 그 인플루언서는 광고를 하지 않았고 내 속은 타들어갔다. 언제 올려줄 거냐는 물음에도 곧 올리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온라인 판매를 접을 거니까 환불해달라는 말에도, 신고를 하겠다는 말에도 그 인플루언서는 묵묵부답의 연속이었다.
내 dm은 답장하지 않으면서 게시글은 계속 올리는 이중적인 태도에 괘씸해서라도 어떻게든 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페이팔 송금은 이슈 제기를 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기에 캡쳐해둔 증거들과 함께 영어로 a4용지 2장 넘게 그동안의 일을 상세히 적어서 페이팔에 제출했다. 다행히 그동안 보냈던 돈들은 다 돌려받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지갑도 데고 마음도 데었던 상처뿐인 싸움이었다. 물론 괜찮은 인플루언서도 있어서 광고까지 진행하기도 했지만 하나에서 두 개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다시 기억하고 싶지도 않아서 돈을 돌려받은 후엔 페이팔과 쇼피파이 계정은 바로 삭제해버렸다.
그 당시 나는 떠도는 이야기들에 너무 쉽게만 생각했었다. 돈을 버는 건 그만큼의 대가가 있는 일인데 대가는 고려하지 않은 채 결과만 얻고 싶어 했다. 그건 그냥 ‘욕심’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돈이란 게 정말 현명해서 직접 노력하지 않고 쉽게 벌려고 하면 눈치채고 도망가버린다. 요즘에 온라인 셀링뿐만 아니라, 주식, 부동산 등 뭐라도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될 것 같은 조급함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부자인 사람들 중엔 조급함에 큰돈을 번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천천히 꾸준하게 목표를 위해 나아간 것뿐인데 돈이 따라온 경우가 많은 듯 하다.
누군가 한다는 이유로,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로 평소에 관심도 없던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원하는 일을 차근차근해 나가는 것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길로 연결될 것이라 믿는다.
돈 앞에선 거만해지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