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낳아준 날, 애기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채워본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생일이 너무너무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했었다. 소중한 사람들과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자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연락을 받게 되는- 말하자면 사랑을 가득 받느라 분주한 나날이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난생 처음으로 생일이라고 해서 들뜬다거나 기대에 부풀지 않았던 것 같다. 뭐랄까, 내가 "태어난" 게 아니라 엄마가 "낳아준" 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주부터 로타 접종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애기를 보면서, 그냥 윤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평안하게 보낸다면, 그게 가장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인지 새벽에 일어나서 애기 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재우고 하는 이 평범한 하루가, 결은 조금 다르지만 예전의 시끌벅적했던 생일들보다 아주 조금은 더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한편으론 그렇다보니, 육아한다고 연락이 잘 닿지도 않는데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축하의 메시지와 사랑의 선물을 보내준 친구들에게 예전보다 백배쯤 더, 황송하다는 마음이 들만큼 고맙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애기 키우면서 바쁜 와중에 12시 땡 치니 생일 초 붙여서 노래불러주고, 피곤해죽겠어도 내가 원하는 대로 가구 배치도 다 바꿔주고, 새벽에 일어나면 볼 수 있게 선물과 꽃다발을 준비해주는 세상 스윗한 남편과,
35년 전 엄청 길고긴 진통을 겪었으면서도, 막 태어난 날 보니 사랑의 에너지가 손가락 끝에서부터 솟아나왔다면서, 너무나 사랑한다는 마음을 또다시 생일밥상세트로 전해준, 오늘의 영웅인 우리 엄마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해본다.
모두에게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오늘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