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게 문제야
혜화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이 글을 쓴다.
10월 말에, 대학로 거리가 온통 노란빛 은행잎으로 가득 물들었을 때 있었던 일이다. 나는 어김없이 이곳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해야 할 일은 쳐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내 옆에 한 연인이 앉았다. 대화로 추정컨대 여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은, 그리고 한 연인은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남자친구와 연인으로서 할 수 있는 마땅히 다정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러다 여자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리던 찰나, 이렇게 말했다
“네가 옆에 있는데, 내가 슬픈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는 입을 틀어막아야만 했다. 순간 느껴진 전율에 비명을 지를 것 같아서였다.
사랑. 나에겐 그게 문제였다.
어쨌거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나는 온몸을 비틀고 쥐어짜도 그게 잘 나오지 않았다. ‘사탕처럼 달콤하다’는, ‘하늘을 나는 것만 같다’는 한 노래가사처럼 사랑은 정말 그러한 것인지, 지옥바닥 끝에 내떨어지는 기분이라 하더라도 그게 궁금했다. 이건 비단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도 사랑 잘 이야기할 수 없다는 건, 조금은 비참한 이야기였다.
이전에, 학교에서 하는 희곡 창작 수업에서 청강하던 대학원생이 내 작품을 읽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왜 지음님의 작품 속 주인공은 다 죽나요?”
아마 그 대학원생은 몰랐겠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삼켰었다. 종국에는 죽음을 택한 이들의 슬픔이 내 뼛속까지 박혀있다는 걸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주인공들이 죽음을 택하는 일밖에 없었다. 또 누군가는 그 작품이 되는 그 아픔을 부러워했지만 지금 나에겐 애석하게도 권태로 박혀버린 슬픔이다.
12월 16일 오전 9시 40분. 다시 같은 곳에서 글을 쓴다.
나는 여전히, 내가 이야기할 수 없는 그놈의 사랑에 대해 열등감을 가득 품고 있다.
다 그게 문제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