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워크숍 두 번째 시간. 두 번째 시간은 수강생들의 요청에 따라 <실전 면접 편>으로 준비되었다. 면접을 잘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면접 노하우를 담은 작가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작가님의 면접 썰과 함께. 작가님이라 그런지 풀어주는 썰들이 참 재미있었다. 이야기에 푹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래전에 내가 봤던 한 면접이 떠올랐다.
때는 바야흐로 10년 전. 문부성 연수생으로 일본에서 1년 반을 지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또다시 외쿡에서의 생활을 꿈꿨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세계 무대라며 외국에 있는 한국국제학교를 알아봤었더랬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곳이 대만의 K국제학교. 그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 요건 중 내가 부합하는 게 많아서였는지 (감사하게도) 서류 전형을 한 번에 통과했다. 이제 남은 건 면접뿐. 파워 J이면서 김칫국 마시기가 특기인 나는 대만 현지 적응 준비에 들어갔다. 대만 부동산 사이트에 들어가 집을 알아봤고, 퇴근 후 다닐 만한 어학원을 검색했으며, 주말에 산책할 코스까지 찾아봤다. 몸만 한국에 있을 뿐이지 난 이미 대만에서 살고 있었다.
드디어 면접 날이 되었다. 면접은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말끔히 정장을 갖춰 입고, 화면 앞에서 면접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현지 사정 때문인지 면접은 예정 시각보다 조금 지연되어 시작되었다. 면접관들과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던 그때.
“딸, 면접 끝났…?”
엄마가 내 방문을 열고 훅 들어왔다. 마치 BBC 방송사고처럼(2017년, 박** 탄핵 심판을 주제로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님이 BBC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인터뷰 도중 어린 자녀들이 방에 난입했고 이 광경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서 화제가 되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가 원조인 격. 화상 면접이 아니라 방송이었다면 우리 엄마도 켈리 교수님 딸처럼 유명해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
훅 들어온 엄마의 모습에 나는 급 당황했다. 당황한 나머지 면접 내내 어버버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어진 ‘급여’ 관련 질문에 또 어버버. 그야말로 어버버 대잔치였다.
결과는, 당연히 불합격. 보기 좋게 탈락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떨어지길 잘한 것 같다. 그해 가을, 운명처럼 지금의 남편을 만났으니까 말이다. 그때 면접에 붙어 대만으로 갔다면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거다. 살다 보니, 좋은 게 꼭 좋은 것만도 아니고 나쁜 게 꼭 나쁜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앞일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