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워크숍(1)

by 쑥쑥맘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질풍노도의 시기 때도 안 하던 질문을 뒤늦은 나이에 하고 있다. 육아를 하며 우울해서 그런가? 엄마라는 이름만 남고, 정작 ‘나’라는 존재는 사라져 버려 슬퍼서 그런가? 요 며칠, 알 수 없는 감정들 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다.


그러던 차에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상주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워크숍> 자기소개서가 어려운 모두를 위한 글쓰기 워크숍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도서관 행사였다.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면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신청하기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내가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이 자기소개서가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였다는 걸.


강의실에 들어섰을 때 그제야 깨달았다. 자기소개서가 그(!) 자기소개서인 것을. 이미 강의실에 발을 들인 상황, 나갈 수가 없었다. 조용히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작가님께서는 경험을 작성하는 START 기법, 자기소개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3 필 원칙(인성, 열정, 개성),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유의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해 주셨다. 뭐든 배우면, 뭐든 들어두면 도움이 되겠지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들었다. 필기까지 해가면서.


작가님의 강의가 끝나고 실습 시간이 이어졌다. 나는 뭘 적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작가님이 빈 종이를 나눠주셨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활동을 한다고 했다. 종이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10개 적고, 그에 대한 설명을 적는 거라고 했다.

(예시) 여행자: 낯선 만남을 즐김 / 자연환경 거주자: 평화 의식, 신비감, 계절 변화, 목가적

난 어떤 사람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며 찬찬히 적어보기로 했다.


엄마 :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키우는 사람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 안 해 봤던 것, 처음 접해보는 것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음

여행자: 낯선 곳 안 가봤던 곳을 여행하는 것이 좋음

배우는 사람: 책을 통해, 강의나 강연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좋음

음악가: 음악을 좋아하고 즐김. 악기 연주하는 것을 좋아함.

기록자: 일상의 생각, 느낌 등을 글,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함.


신기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니 빈칸이 쉽게 채워졌다.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잊고 지냈던 나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단 한 줄도 적지 못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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