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는 밤

by 쑥쑥맘

잠자기 전 책 읽는 시간, 둘찌가 책장에서 책을 꺼내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옥상에 올라간 암탉, 훌륭한 어린이라면 이렇게 밥을 먹어요> 세 권이었다. 가위, 바위, 보를 하고(보통은 첫찌와 둘찌가 책을 가져오면 읽을 순서를 정할 때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이날은 왜 한지 모르겠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내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첫찌와 둘찌는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첫찌는 둘찌가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는지 엄마가 한 얘기를 풀어서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얘는 소년이고, 이건 나무야. “ 라며.


그렇게 책을 한참을 읽어주는데, 첫찌가 공책과 색연필을 가져와 알파벳을 쓰기 시작했다(요즘 알파벳 쓰기에 심취한 1인). 귀로는 엄마가 해주는 얘기를 듣고, 손으로는 알파벳을 한참을 쓰던 첫찌가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자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책에는 나무 밑동에 앉아있는 한 할아버지의 그림이 있었다.

”얘는 누구야? “ 첫찌가 의아한 듯 물었다.

“아까 그 소년이야. “

나무와 한참을 놀던 소년이 이 할아버지라고? 첫찌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람들은 다 나이를 먹어. 나이를 먹으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 엄마 아빠도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우리 ㅇㅇ이도 나중에 할아버지가 돼. “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된다고까지만 알고 있던 첫찌에게는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나 보다. 인간의 삶과 죽음, 생로병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줄까 하다가 다섯 살 아이와 잠자기 전 나누기엔 너무 심오하고 슬픈 주제인 것 같아 그만두었다.


아이들과 잘 준비를 하고 누웠는데, 아이와 함께 읽던 책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누구나 그렇게 나이를 먹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사실을 잊고 지낼 때가 많은 것 같다. 내가 아이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고, 육아의 힘듦이 계속 지속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하지만 모든 것은 끝이 있다. 내 옆에 있는 이 아이들은 곧 어른으로 자랄 테고, 나는 늙을 테고,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겠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삶을 생각하니 모든 것이 서글프고, 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이 순간이 참 애틋하게 느껴졌다. 살아있는 이 순간, 이 시간을 최선을 다해 아낌없이 살아야겠다. 삶을 사랑하며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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