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워... 너무 더워...
8월 13일 목요일 최저시급 장보기 레겐스부르크.
수박 = 4.18
물 1.5리터 = 0.19
페트병 보증금 = 0.25
페트병 반환 1 -0.25
총 4.37유로 * 1,260 = 우리돈으로 대략 5.506원 정도.
1. 다시 한 번 독일 날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에서 3년째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여름과 비슷한 날씨의 독일의 여름은 보통 2주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게다가 같은 기온이라도 독일은 습도가 우리나라보다 낮아서 훨씬 쾌적하다고. 숙소나 식당에 에어컨이 없는게 이상한게 아니라고. 그래, 원래 그래야하는데 말이지... 올해 독일의 여름은 최고 기온 40.3도를 찍었다.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날, 7월과 8월, 9월 중순까지 여름의 한가운데 비가 오지 않으면 기본 30도가 넘어가고 35도를 넘어가는 것도 예사인 독일의 한여름을 관통하는 나의 일정... 아아아... 8월 13일 레겐스부르크의 최고 기온은 36도를 찍었다. 아무리 건조하다 해도 그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면 솔직히 힘들다. 별 생각없이 갖고 나갔던 초콜릿이 뚝뚝 흘러내릴 정도로 녹아 가방 안이 온통 엉망이 되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다리이자 레겐스부르크의 상징인 슈타이네른 다리(Steinernebrücke)는 공사때문에 완벽하게 천막에 가려져 있었다. 날도 덥고 되는 일도 없고 오전에 짐을 맡기면서 산 1.5리터 들이 생수마저 오후 3시도 안되었는데 동이 났다. 우선 숙소로 돌아가 재정비를 해야할 것 같았다.
2. 다행히 구시가에서 숙소로 가는 길목에 꽤 큰 규모의 REWE가 있었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눈물이 날 정도로 시원하게 에어컨이 돌아가는 매장 안. 맘 같아서는 세월아 네월아 있고 싶었지만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팠기에 필요한 것만 사서 숙소로. 너무 더워 입맛이 없던터라 먹기 편하게 포장된 수박이 반갑기만 했다. 사진이 중간에 짤려서 사이즈가 가늠이 잘 안될텐데 스타벅스의 벤티 사이즈 크기의 컵에 아주 맛난 수박이 꼭꼭 들어차 있었음! 지겹게 말하지만 독일 장바구니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고 그 중에 과일은 말도 안되게 저렴한 편이다. 한국에서는 너무 비싸서 혹은 혼자서 먹기 부담스러운 크기로만 팔아서 살 엄두도 못 냈던 수박, 수박 먹기 딱 좋은 날씨가 이어진 독일에서 꽤 자주 먹었다. 뭐... 에어컨 좀 없으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