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광 Apr 03. 2023

독서모임, <여행의 이유>

카멜독서모임

T.S.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지만, 시인이나 철학자 그 무엇도 아닌 우리에게 4월은 무엇을 해도 좋은 날입니다. 벚꽃은 눈처럼 흩날리고, 얇아진 옷차림처럼 마음 또한 이미 경쾌하고 가볍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기에 기가 막힌 계절인 4월 첫째 날, 카멜독서모임은 여행 대신 김영하의 산문 <여행의 이유>로 나눔을 가졌습니다.      


<여행의 이유>는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라기 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삶의 의미와 인간의 속성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담아놓은 글에 가깝습니다. 여행자로서 바라보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한, 섬세하고 깊은 문장들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에게 여행은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으로 다가옵니다 (51p).     


카멜독서모임 멤버들은 인상적이었던 책의 내용과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레 연결하고 통합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행 자체보다는 책에 관한 논의에 중심을 잡도록 했지만, 자연스레 여행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습니다. 그건 ‘여행’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누구나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 때문입니다.^^

멋진 풍경과 특별했던 음식은 물론이고, 중국에서 말벌에 쏘여 난감했던 일, 유럽에서 가방을 잃었지만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일 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면,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법을 우리는 여행을 통해 배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었습니다.      


#여행같은일상 #일상같은여행 #책과함께떠나는여행 #카멜독서모임 #수지독서모임 #여행의이유     

   


작가의 이전글 모든 것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