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교진 Nov 04. 2021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

예상대로 진행되지만 끝까지 보게 하는 힘



넷플릭스 계정을 선물한 후배가 딸 가진 아빠 심정으로 감상했고, <오징어 게임>보다 더 몰입해서 봤다고 추천하여 주말에 8화를 몰아서 봤다. 


아버지의 죽음을 코앞에서 목격하고 그 범인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다는 설정부터 클리셰인데, 8화까지 모든 이야기 흐름이 예측이 되는, 너무나 뻔한 전개다. 한마디로 무간도+니키타+신세계 피칠갑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클리셰들을 뛰어넘은 건 순전히 한소희의 액션 하드 캐리와 박희순의 빌런 연기력 그리고 OST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드라마의 공기 흐름을 신선하게 만들었다. 


개연성이 허술한 부분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극복했고, 무간도와 신세계 설정의 진부함은 원탑 주인공 한소희에게 감정이입하게 해 절실하고 처절한 상황에 몰입하게 만들어 '뻔함'을 '궁금함'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가장 칭찬할 부분은 나는 OST라고 본다. 링크한 <Mediocre Life> (Feat. Pre-holiday / 황상준 곡)는 클럽 전자음악의 음울한 분위기에 록키가 훈련할 때 나오는 리듬감을 융합해 한소희가 히어로로 변모해 가는 모습에서 심장을 뛰게 만든다. 


한국 드라마는 연출력, 배우의 연기력, OST의 창작능력으로 세계를 정복해가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본이나 대만처럼 감성 드라마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 우리의 감성이 왜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무시당할까. 웰 메이든 감성 드라마를 보려면 일본과 대만 작품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덧, 한소희의 인생작은 <부부의 세계>가 아니라 <마이 네임>으로 기억될 것이다. 드라마 마지막 편에 자신을 지켜주려 한 선배 형사와의 장면에 잠깐 미소 짓는 것을 제외하고는 온통 분노의 처절함만을 표현하며 몰입도를 유지해 냈다. 웃음기를 빼는 건 액션 연기만큼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나 잘 소화했다. 배우 인정!!!




황상준(Hwang Sang Jun) - Mediocre Life (Feat. Pre-holiday

https://youtu.be/z58PAv5zyfU

매거진의 이전글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그녀들이 당긴 댄스 시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