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3:1-22을 묵상하며
나는 종종 옳은 말을 한다. 정직해야 한다고 말하고, 배려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한다. 그런데 현재의 고통을 중심으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내가 과연 말한 대로 살아왔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중요하게 여긴 가치들은 꼭 심각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인내를 가장한 회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2026년 1월에 출간될 『한국에 없는 마을』까지 총 네 권의 책을 썼지만, 말과 글은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졌다. 쉽게 던진 말이 지닌 위선의 무게가 고통스럽고, 내가 한 말이 옳다고 주장해 온 일조차 부끄럽다.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고통의 현실과 반복해서 마주하면서 쉬지 않고 낙법을 하느라 마음이 온통 멍투성이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는 자리도 점점 두렵기만 하다. 사람들 앞에 서는 시간이 꺼려진다. 겸손이 중요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척이라도 하는 편이 더 편해졌다.
신앙은 나를 점검하기보다 정당화하는 언어로 쓰일 때가 있다. 기준은 분명한데, 그 기준이 어떤 날에는 칼날 같고 어떤 날에는 지나치게 느슨하다. 믿음은 사람을 살리는 힘이라고 말해 왔지만, 정작 내 일상은 살아 있는 모습과 거리가 멀다. 나를 보호해 줄 울타리를 갈급해하면서도, 고통이 이미 울타리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어 그 너머를 보는 것에 지쳤다.
말과 글은 넘치는데 삶은 아직 멀다는 사실 앞에서 거창한 다짐 대신 작은 질문들을 붙든다. 오늘 내가 한 말과 글 가운데 정말로 살아낸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내가 옳다고 믿은 바대로 인내했을까. 신앙은 현실이며 살아갈수록 무겁고 어렵다.
<와플터치> 2026년 3~4월호 기고
황교진 _작가, 『어머니와의 20년 소풍』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