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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vory Aug 02. 2023

괜히 상담 받으러 온 걸까요.

도움 추구 행동과 용기

어제 고등학교 동창하고 술 한잔 했어요. 


나 요즘 상담 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더니, 그런 걸 왜 받느냐고 하더라구요. '다른 사람은 그런 일 겪어도 혼자 멘탈 잡는다', '넌 왜 상담 받고 병원 진료 받고 그러냐'는데... 제 친구니까 저를 강한 멘탈로 봤을 수도 있어요. 외부 시선 신경써야 되는 것도 맞구요. 저는 근데 상담 받으니까 불안도 줄어들고 좋거든요. 


아마 친구는.. 남들이 보기에 제 멘탈이 약해 보일까봐 걱정한 것 같아요. 전 근데 실제로 멘탈이 약하거든요.ㅎㅎ 겉으로는 되게 세보여도..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히려 멘탈이 더 약한 사람일 것이다.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을 못 견뎌할 정도로 자아가 약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좋은 회복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약한 존재이도 하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들이고 있는 것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에너지를 쓰고 있다면, 힘든 일이 닥쳤을 때 가용한 심리적 자원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문제를 홀로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인생은 힘든 싸움이다'라고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용기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라를 구하고 불의에 맞서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다.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주변에 손을 내미는 것 또한 용기이다. 심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은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와 더 나은 상태가 되고싶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마음 먹는 것에서부터 치료는 시작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해결하려 하나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나요?
슬픔을 드러내면 약해보일 것 같아 표현을 꺼리나요? 




어느 시점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나만의 신념'을 만든 계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하자. 힘들 때 도움을 청하는 것은 결코 약한 모습이 아니며, 오히려 자기를 구하는 적극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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