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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원 Jun 07. 2020

나를 키우는 일이란,

 제현주, <일하는 마음> 속 문장들


사랑이가 생기면서 양육에 몰두하는 동안 ‘나의 일’이라는 걸 좀처럼 해볼 틈이 없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값지다는 걸 느끼며 살지만, 문득 문득 일에 대한 갈망을 숨기기 어렵다. 그래서 어느 날엔가 스스로 설정한 시점이 있다. 바다가 사랑이처럼 기관에 다니는 바로 그 시점. 그 때가 되면 반드시 내 일을 시작해야지, 마음 먹었다. 우선은 내가 바로서기 위함이고 그래야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다. 




다른 비결은 없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이는 것. 그게 글쓰기든 요리든 달리기든 그림그리기든 무엇이든. 시간을 들인 효과는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알게 된다. ㅡ 제현주, <일하는 마음>, 어크로스 p27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은 어쩌면 ‘애쓰기’로 인도하는 잘못 끼운 첫 단추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와는 분명히 다른 질문이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ㅡ 제현주, <일하는 마음>, 어크로스 p41


계속 하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문제다. 계속 하다보면 (언제나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그것만으로 이르게 되는 어떤 경지가 있다. ㅡ 제현주, <일하는 마음>, 어크로스 p127




뭐라도 결과물이 있으면 그게 내가 재주가 있는 사람 이구나. 말해주고 그것이 또 자아에 힘을 실어준다. 그렇게 자아에 힘이 실려있어야 육아든 뭐든 할 수 있다. 일상이 기운 빠지는 순간이면 눈치챌  있다.  자아가  빠져 흐트러지고 있구나. 하고.




자신이 힘을 가진 존재임을, 혹은 힘을 가질 수 있는 존재임을 자각하려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내 앞에 놓여있으며, 자신의 말이 그곳에서 들어진다는 암묵적 감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람, 장소, 환대>의 개념을 빌리자면, 바로 자신이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속해있다는 감각이다. ... 내가 그냥 나로서, 어떤 자격 조건과 상관없이 구성원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관계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가, 그 범위를 넓게 상상할수록 그 사람은 더 힘 있는 상태(empowered)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그 범위 안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며, 나의 좋은 행동 혹은 나쁜 행동은 그 범위 안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는 그 범위 안에서 내 삶을,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삶을 더 낫게도 더 나쁘게도 만들 수 있는 존재다. 바로 이런 믿음을 통해 한 인간은 ‘힘이 있는 상태’가 된다. ㅡ 제현주, <일하는 마음>, 어크로스 p189



특별한 답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집어들었던 것은 아닌데 의외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생각의 갈래를 더 넓게 뻗어보는 도움말이다. 일을 생각할 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 할 수 있고 무엇이 위해 하려는 것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했다. 그리고 이 질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생활이 생산적이 된 것만 같은-이렇게 말하면 내 생활이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느끼는, 자격지심을 드러내는 꼴이지만-기분이 들었다.



“창업자가 되고 사업체의 대표가 되는데 충분한 준비 같은 건 없어요. 아무리 준비를 해도 에상치 못한 일이 닥치고, 어려운 일 투성일텐데요. 결국 그 모든 걸 무릅쓸만큼 충분히 큰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넘어서야 할 어려움의 크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더 커야만 그 괴로움을 뚫고 나갈 동력이 생기는 거니까요. ...”ㅡ 제현주, <일하는 마음>, 어크로스 p253



뭐라도 삶에 활력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말미에 적힌 ‘하고 싶은 마음’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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