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런 적 없니
삶이 너무 평탄하다고 느껴지면 말이야
그래서 자꾸 지금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버리면 말이야
어느 순간 누군가로 인해 다시 영양실조에 걸리고
무슨 일이 생겨 언제라도 발목을 삐어버릴 것만 같고
그렇게 엉망이 되지 않기 위해
주먹에 살짝 힘을 쥐고
숨을 조그맣게 쉬어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너무도 쉽고 깊게 행복감을 느껴버리는 나라서
내가 나한테 미안해
조금 자주 미안해
그러니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
속으로만 생각해줘
꿈에서만 만나줘
깨뜨리고 싶지 않아 정말로
이게 더 나아 믿어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 손에 편지를 버려야 하는 일이
또 생길 수 있으니
책상 뒤로 넘어간 엽서를
모르는 척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