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하고 R리는 커뮤니케이션

P하는게 먼저 오는덴 이유가 있다

by 서로나

홍보를 업으로 삼은지 3여년이 흘렀다. 홍보인들 사이에서는 PR 직무가 흔히 <P하고 R리자>의 약자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하곤 한다. 일을 막 시작했을 땐 이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저 말에 홍보의 진수가 담겨있다는데 감탄이 나온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


홍보인의 최대 목표 중 하나가 '피할 수 있는 이슈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위기관리다. 해당 업무가 하루 일과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건 아니지만, 가끔 그러나 언젠간 찾아오는 위기 순간이야말로 홍보의 역량이 중요해지는 때가 아닐까 싶다.


열 번 잘해도 한 번 못 하면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다. 요즘 같은 시대엔 부정 이슈는 확산되다보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회복하기 힘들다. 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피할 수 없다면 빨리 진압하는 것이 차선이다.


우선 피하려면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발생 가능한 잠재 이슈를 사전에 파악해 가능하다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단도리 하고, 만에 하나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때 곧바로 진압할 수 있도록 대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둔다.


홍보인의 숙명인 매체 관계 관리도 이 '피하는 것'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언론에서 부정 이슈를 취재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모든 리소스를 동원해 공론화를 막아보고, 그래도 터질 사건이라면 기사 본문에 최대한 자사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설득한다. 언론에 우군을 만들어놓는 건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알릴 수 있는 건 널리 알리자


알리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실은 자사의 소식을 어찌 효과적으로 알릴지 고민하는 일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주 소소해보이는 소재도 어떻게 풀어내느냐, 어떤 주제와 엮느냐에 따라 주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다만 좋은 이야깃거리를 알리는 건, 그 소재가 충분히 가치있다면 취재진들이 먼저 다가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메신저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피하고 진압하는 일은 담당자의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임블리나 에픽세븐의 사례를 보면 이슈 그 자체도 무거웠지만 논란에 대처하는 속도와 자세가 소비자들이 분노하는 기폭제가 됐다.


<P하고 R리자>에서 피하는게 우선하는 건-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일이 없으려면, 무엇보다 지켜내는게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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