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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 May 26. 2018

[유월] 붙잡지 못한 것들에 대하여


사람의 인생을 1년에 비유하자면,
저는 지금 유월의 어느 날에 있는 것 같습니다.

유월은 참 애매한 달이에요.
이름부터 '육월'에서 하나 빠진 '유월'
끝맺기에는 이르고, 돌아가기엔 너무 늦은
푸르른 것 같지만, 온전히 뜨겁지는 못한

이렇게 애매한 저에게 좋아하는 것을 묻는다니요.
사실 좋아했'던' 것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책의 구절이든, 좋아하는 영화든,
좋아하는 음식점, 좋아하는 사진, 날씨, 사람, 마음까지
노력해서 붙잡지 않으면
흐릿한 잔상으로 어딘가 떠나가 버리니까.

"어제의 밤은 어떤 색이었던가.
무심코 흘러가니 잊혀져 가네."

저에게 글쓰기는,
차마 붙잡지 못하고 떠나간
그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일지도 몰라요.

어쨌든, 이제 다시 한번 찾아보려고 합니다.
잃어버렸던, 원래는 내 것이었던 것들 말이에요.
수련회에서 보물 찾기하듯, 즐겁지만 간절하게요.
물론 가끔 '꽝'일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나를 지나쳐간 것들이라면-

- 유월의 어느날, 나를 지나치는 것들을 談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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