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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랑 Aug 03. 2017

일기33_재촉하는 마음

색깔 없는 일상 속





나는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여행을 왜 가느냐고 물으면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대답한다


대단한 사진기로 찍지는 않지만

제한된 화면 안에 피사체를 담아

내 식대로 보여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행도 못했거니와

한동안 사진 찍을 기회도 없었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진첩은 그간 내가 뭘 했는지 알 수 없고

그나마도 온통 일 때문에 찍은

무미건조한 이미지들 뿐이다






오늘은 길을 가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선뜻 행동하지 못한 것은

한동안 손이 놀아 감을 잃어서다


더 녹슬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

불만을 노래하는 마음을 다독이려면

지금이라도 당장 여행을 가야 한다


마음이 일상에서 점점 멀어지며

불안한 정신을 성급하게 재촉해댄다

마음이 떠난 몸만 덩그러니 남아

색깔 없는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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