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돌아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한동안은 누군가와 마주칠 때마다 풀어놓던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이제 하지 않게 되었다. 사진첩에 가득 담긴 포르투갈의 풍경들이 지나간 열흘의 여행을 증명하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마치 꿈이었던 듯 희미해지고 있다.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알을 쥘 수 없듯 기억 또한 한없이 잡아둘 수 없음이 속상한 것을 어쩔 수 없다.
소파에 누워 높이 든 발을 보다 문득, 여행 중에 신은 신발 모양을 따라 까맣게 탄 발등이 보인다. 처음에는 발가락만 흰 물감에 담근 듯 극명했던 경계가 어느새 많이 흐릿해졌다. 햇살에 그을린 포르투갈 사람들을 닮은 색을 여기에 담아 왔었다. 피부가 다시 하얗게 돌아올 때 까지는 그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이 흔적이 오래 남았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본래 살갗이 타는 일이라면 피하고 보는 나인데도 말이다.
돌아와서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곰곰이 생각하다 내가 내놓은 대답은 '사람'이었다. 기대하지 못한 답이었는지 매번 이해하지 못한 표정들이 돌아왔지만 어차피 내 느낌을 온전히 다른 사람에게 말로 옮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싶었다. 직접 겪기 전에는 모르는 것. 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라는 말을 덧붙인다.
당신이 만약 포르투갈, 특히 포르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뺏겨 가장 아름다운 것을 놓치고 오지 마세요. 포르투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사람들 안에 있답니다. 가만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들여다보아 주세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당신의 마음도 열어 보답해주기 바랍니다. 부디, 당신의 여행도 잔잔한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And please, send my love
to those lovely souls in Por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