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여행을 할 때, 나는 가끔 너무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탓에 기울어진 햇살만 가득한 텅 빈 거리를 걷곤 한다. 하지만 그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 열지 않은 가게 유리에 붙어 내부를 구경한다던가, 돌아오는 길에 그 가게의 오픈한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니까.
교토에 대해 알아보면서 점점 더 교토가 좋아진 이유는 아침에 갈 곳이 많아서였다. 기요미즈데라, 후시미 이나리, 아라시야마의 치쿠린 등 모두 이른 아침에 방문해야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는 말에, 내게 주어진 다섯 번의 아침을 어떻게 채울지 설레면서도 왜 진작 교토 여행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아쉬웠다.
정말이지 아침의 교토는 낮보다 아름다웠다. 누군가의 간절함이 속삭임이 되어 새벽의 교토를 채웠고 잠시 멈추어 귀 기울이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상점이 문을 열기 시작하는 아홉 시쯤 마치 마법에서 깨어나듯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오면 내 하루도 조금은 피곤해졌다. 자연스럽게 나는 또 다음 아침을 기다리게 되었다.
교토는, 일찍 나서는 사람에게만 그 수줍은 미소를 보여준다. 이 곳에서 새벽을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교토의 아침은 밤 보다 아름답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