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7_일본어 도전기

얼렁뚱땅 시작한

by 일랑



교토 여행을 결정할 무렵, 친구와 얘기하던 중 여행을 갈 때까지 일본어를 공부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시작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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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다른 언어보다 일본어가 궁금했다. 필요에 의해 다른 언어들을 공부하면서도 일본어는 늘 궁금했다. TV를 보다 간혹 마주치는,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들이 낯설지만은 않은, 바로 옆 다른 나라의 말. 마침 회사 앞에는 큰 어학원이 있고, 딱 맞는 시간에는 들을만한 과정이 있고. 사원증을 보여주면 수강료 할인도 해준다니 안 할 이유가 더 적은 상황.


그렇게 얼렁뚱땅 시작하게 되었다. 매달 10회, 아침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수업이었다. 회사의 양해를 구해 수업이 있는 날 출퇴근 시간을 한 시간씩 뒤로 조정했기 때문에 직장인은 나 혼자이고 죄다 대학생들이었다. 나는 학생 때 이렇게 열심히 살지 못했던 거 같은데, 참 기특한 요즘 아이들.



학원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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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미 몇 가지 다른 언어를 공부한 적이 있다. 그중에는 학원에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수업에서, 그리고 현지에서 배운 언어도 있다. 잘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적당히 해보다 그만둔 것들. 덕분에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의 수고스러움을 꽤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란 학원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딪혀야만 그나마 "좀 할 줄 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일본어는, 학원의 도움이 크다고 느꼈다. 물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독학으로도 한다지만. 회사를 다니며 취미로 배우는 것을 고려하는 나에게는 학원이 딱이었다. 매 수업 쪽지시험으로 단어를 외우도록 독려받았고, 혼자서는 아마도 이해하지 못했을 문법 구조를 배웠으며 그걸로 반복적인 작문 연습을 (억지로나마) 하게 되었다. 다행히 나는 성격상 기본적인 출석과 숙제는 성실히 이행하는 편으로, 시키는 것만 따라 한다면 독학의 의지까지는 없어도 빠르게 배워나갈 수 있는 게 일본어였다.



수업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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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과씩, 문법/작문/듣기를 한다. 그날 배운 것을 조금 더 연습해 볼 수 있는 프린트 한 장과 다음 수업에 나오는 단어 암기가 숙제이다. 매달 학원에서 진행하는 한 장짜리 시험도 있다. 간혹 일이 바빠 단어 암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날도 있었지만 짧게라도 보고 가면 반 정도는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다.


일본어는 한자를 많이 쓰기 때문에 한자와 히라가나, 그리고 뜻을 동시에 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가타카나는 따로 많은 공을 들여 외우지 않아도 많이 접하면 서서히 읽을 수 있게 된다.


문법을 공부하는 기초 4 레벨을 완성하는 데는 총 4개월이 걸린다. 수업을 심하게 빠지지만 않는다면 매달 찬찬히 올라갈 수 있는 구성이다. 4 레벨 수강을 하고 나면 시험반과 회화반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회화반으로의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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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기 전에 배워보려고 한 일본어 공부는, 다녀와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멈추기에는 그간 배운 게 아깝기도 하고, 교토에 가서 마주했던 상황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이야 또 가면 되는 거니 결국 여행을 위해 배운다는 목적은 여전하다.


외국어 공부는 직장인의 숙명 같은 거다. 웬만한 회사의 채용계획에는 외국어 가능자를 우대하고 매년 하는 평가지표에도 글로벌 능력에 대한 항목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걸 생각한다면 더욱이 거들떠도 보기 싫은 게 외국어다. 정말 순수하게 취미로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