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랑 May 31. 2017

일기7_그곳의 추억

밀어낸 만큼 가까운




어땠냐고 물으면

다 잊고 지낸다고 한다

그런 시절이 있었나

까마득하다 말하곤 했다





그러나,

빼곡한 빌딩 숲 속

어느 건물 화단의

갓 다듬은 잔디 냄새나


근처 놀이터인지

아득히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불시에 마주치면


나는 어느새

이억만 리를 날아

그곳에 서 있다





올려다보면

끝없이 빠져드는

깊은 하늘이 있는 곳


공기 중으로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의 커피 향이

참 잘 어울리는 곳


누우면 마치 하늘을 나는 듯

한 벽을 가득 채우던

침실의 창으로

쏟아지듯 들어오던 햇살

그래, 잊고 있었던

눈부시게 그리고

눈물 나게 아름다웠던

그 햇살을 향해 손을 뻗는다





돌아보지 않은 건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내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무심코 떠오르는 기억에

이렇게 심장이 사정없이

덜컹거리는 걸 보면




매거진의 이전글 일기6_하루의 조각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