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랑 Jul 02. 2017

일기21_해갈

목마름이 쉬어가는 시간




누군가의

목마름이 애달파서

비가 내렸다


한참을 쏟다

지난 자리에

공기마저 촉촉하다


요 며칠 타는듯하던

더위를 식히며

대지의 모든 표면을

적시고 갔다


그냥 두었다면

분명 말라죽었을

작은 생명들에게

다시 한번 살아보라고

다독여 깨우듯이

자상한 비가 내렸다





이제 계절은

여름으로 향한다


우리는 또 이렇게

일 년의 반을 살아냈고

장마가 지난 자리를 채울

폭염을 앞두고 있다


삶에서 만나는

가뭄, 장마, 폭염에도

쉬어가는 순간과

다독이는 손길이

함께하기를


그래서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 힘 다해

살아낼 수 있기를


여름으로 가는

계절의 문턱에 서서

조용히 소리 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기20_피로에 대한 고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