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이 쉬어가는 시간
누군가의
목마름이 애달파서
비가 내렸다
한참을 쏟다
지난 자리에
공기마저 촉촉하다
요 며칠 타는듯하던
더위를 식히며
대지의 모든 표면을
적시고 갔다
그냥 두었다면
분명 말라죽었을
작은 생명들에게
다시 한번 살아보라고
다독여 깨우듯이
자상한 비가 내렸다
이제 계절은
여름으로 향한다
우리는 또 이렇게
일 년의 반을 살아냈고
장마가 지난 자리를 채울
폭염을 앞두고 있다
삶에서 만나는
가뭄, 장마, 폭염에도
쉬어가는 순간과
다독이는 손길이
함께하기를
그래서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 힘 다해
살아낼 수 있기를
여름으로 가는
계절의 문턱에 서서
조용히 소리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