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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주Ivy Oct 28. 2022

나와 싸우는 것을 그만합니다

당신이 현재 싸우고 있는 것은?

폭식증과 8년의 긴 싸움을 이제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당신의 내면을 알아봐 달라고 소리치는데도 사회적 기준의 제약들에 설정된 에고가 끝까지 내면을 무시했습니다.


에고가 눈과 귀를 막아버려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고 거울 속의 눈동자도 바라보지 못하면서 저를 하찮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폭식증 당신을 그저 원망하고 혐오하면서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몰아갔습니다.

기나긴 고통과 우울에서 나오기 위해 당신의 출생지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빈 종이 위에 펜을 들고 적어 내려가며 찢어진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뇌가 폭식증 매커니즘에 지배당해 저의 모든 감각, 신경과 생각을 마음대로 조종할 때면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잊어버리고 음식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노예로 일을  때마다 수치심, 혐오감, 자기 비난으로 분노를 키웠고 사랑은 죽어갔습니다.


일을 마치고 폭식증 감옥에 들어갈 때면 온몸이 지쳐 무기력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저의 성장은 멈춰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이 멈추니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했고 음식 집착과 중독으로 이어졌습니다.


'남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 거야'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 거야'라는 에고의 망상에 휩싸여 내면의 진실함을 가렸습니다.


작은 용종을 발견했을 때 제거하면 살아날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미미했던 폭식의 욕망 용종을 제거하지 않고 무시한  놔뒀더니 자라나 암세포가 됐고 결국 암덩어리로 극심한 고통을 일으켰습니다.


초기에 없앨 수 있었던 이 문제가 저의 삶을 완전히 지배하도록 방치했습니다.

죽음을 인식한 후에야 당신의 노예로서 벗어나 나 자신으로서 독립하려고 굳은 결의를 합니다.


바퀴벌레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뿌려 죽이려고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끝까지 살아남은 바퀴벌레는 지옥의 환경으로부터 생존하려고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번식을 합니다. 이후로 더 강해진 바퀴벌레는 웬만한 약은 내성이 생겨 듣지 않습니다.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암덩어리를 없애려고 방사능과 항암치료해서 없애려고만 한다면 잠깐은 효과를   있으나 건강한 세포들까지 손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남은 암은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재발되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암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에게 집착하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옆에서 내가 아무리 밀어내거나 피해 다닌다 해도 그 사람이 내 옆에 있는다고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든 나를 찾아와 괴롭힙니다.

내가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들어 그가 스스로 떠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폭식증 당신이 제 옆에서 스스로 떠나갈 수 있도록 수년간 온갖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당신이란 존재를 그저 피하고 덮는데만 급급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패배감, 성공하고 싶은 욕망, 남들보다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 날씬하지 못하면 더 패배할 거라는 이상한 집착이 당신의 출생 근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울고 있는 감정들을 새벽마다 일어나서 어린아이 달래듯 안아서 보듬었습니다.


 종이 위에 당신에 대한 고통의 감정을 글로 토해내면  속에 갇혀있던 괴로움이 글자로 변 종이 위에서 마음껏 숨을 쉬었습니다.


고통의 감정들은 해방이  기쁨에 마음껏 숨 쉬며 춤을 추다가 창문으로 빠져나가 하늘 위로 날아갔습니다.


집착에 짓눌렸던 고통의 무게는 줄어들었고 자유에 한 뼘 다가간 저는 이룰 수 없는 감사와 행복에 젖어들었습니다.


당신을 받아들임으로써 치유가 시작되었고 놓아버림으로써 끝을 맺기로 결정했습니다.


소중히 돌봐야   마음을 오랫동안 방치해온 자신을 용서하자 비로소 성장함을 느꼈습니다.


당신에 대한 감정을 비우고 나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솟아올랐습니다.


삶에 대한 의지가 활활 타올랐고 때를 맞춰 태양이 솟아오르며 잠들어있던 모든 생명들이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성공과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행복한 길인 줄 알았습니다. 남과 끝없는 비교와 뒤쳐졌다는 생각이 병을 만들었고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남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에고의 망상이 조급함과 긴장을 만들어내 자유와 삶의 목표도 잊혀 갔습니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폭식증을 더 심하게 만드는 주범임을 깨닫고 저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고 싶은 일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적 긴장도 들어올 틈이 없도록 온 마음을 다해 과정을 즐기며 성장한 제 모습을 기특하게 여깁니다.


생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과정을 기록하며 성장을 맛보았으니 그것으로  것입니다.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두 번째 도전으로 다른 성장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하게 됩니다.

후회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감사함에 녹아 사라집니다.


과거와 미래로부터 자유로울  우리는 내면의 고요한 평화를 얻습니다.

어떤 시련과 고난에도 동요되지 않고 고요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면 삶에 (Blessed miracle) 축복받은 기적이 펼쳐집니다.


팀 페리스의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에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물었을  이렇게 답했습니다.


'계속 지복(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의 최고조에 이른 상태)을 찾는 것입니다.

행복이 현상 유지보다 약간 위에 존재한다면 지복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지복을 찾으려면 용기를 내야 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풀리는 날보다 안 풀리는 날이 몇백 배는 더 많다는 것을 

나를 응원하는 사람보다 비아냥대는 사람이 몇십 배는 더 많다는 것을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무엇보다 오늘 지복을 안겨준 것이 내일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내게 주어졌던 행복한 경험이 내일은 평범한 것으로 전락하는 게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용기를 내서 기분을 생생하게 해주는 것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녀야 합니다.


인간이 지구별에  이상 자유롭게 생생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의 자전과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과학적인 힘이 시간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시간이 흘러 모든 생명체들이 진화해 인간을 탄생시켰고 나라에 맞는 계절, 기후, 습도를 형성했습니다.


인간은 멸종되지 않기 위해 생존의 몸부림 끝에 많은 규칙과 규율을 만들었고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모든 생명체는 성장합니다. 성장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공룡이 존재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지난 것처럼 앞으로도 시간은 흐를 것입니다.


시간이 가는 동안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막을 수 없는 진리 앞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 타인에 대한 분노, 돈과 명예에 대한 집착은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유한한 시간 앞에서 좌절해서는 안됩니다.


사랑과 행복으로 채운 자신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것이 한정된 시간 안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8년 동안의 긴 전쟁을 끝내고 나만의 우주를 창조하는데 온 힘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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