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격리중에 느낀 소소한 생각
벌써 지난 3월이네요. 코로나 자가격리중에 생각했던 소소한 이야기를 기록해봅니다
지금도 코로나 격리로 고통받고 있을 누군가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
어느 주말, 평소 궁금하고 알현해 뵙고싶었던 광고기획자를 만나게되었다. 공통된 관심사가 많아 그날 그분도 나도 어느 지점에서 신이 났는지 그려 소주로 일탈을 했다. 그도 나도 소주를 좋아하는 탓에. 밤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재미있는 저녁을 보냈는데.
문제는 출근을해서 알콜때문에 낮아진 면역력 탓인지. 왜 때문에 코로나 접촉자와 접촉을 하게되었고, 단박에 걸려버렸다. 아뿔싸. 평소 건강충으로써 회사 팀에서 각종 운동과 영양상식, 건강식, 비타민 브랜드 등을 나에게 물어보는 일이 많은데. 건강충의 이미지? 명예?의 실추는 물론이거니와 일단. 그보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고 목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 버린 것. 술이 웬수지. 코로나 걸린줄도 모르고 열심히 해장약을 사먹었더라지.
자가 격리 키트를 해봐도 너무 두줄이고, 병원에 가도 너무 두줄이고. 그렇게 단박에 계획에 없던 7일간의 격리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고를 당하듯 그렇게 코로나에 걸렸고 이틀간 열병을 앓았다. 알람없이도 3시면 눈이떠지는 미라클모닝 신세계. 왜 밤만 되면 아픈건지. 매일 미라클 모닝을 안해도 아프니깐 일단 눈이 떠지고.
정신차리면서 적어보는 독방일지의 기록들. 예쁜말보려 샀던 수필집에서는 마치 아플려고 했던 것처럼 요상하게 ‘건강’에 관한 문구만 눈에 걸린다.
지구에 갇힌 존재들. 건강하시기를. 우리는 모두 잠재적 화석이다. 와 같은 문구들.
밥해줄 사람이 본인인기에 간단이 데워만 먹어도 되는 비상식량을 구매하고 물먹는 하마가 되었으며, 인체 장기의 위치도를 찾아보았다. 난 왜 여기가 대체 아픈건가. (알고보니 약이 독해서 위가 아픈거라 위약을 먹으라했다) 몸이 물을 너무 많이 원한다. 마른 선인장 같다.
코로나 격리 위로차 회사에서 보약 10첩과 신선과일을 보내주었다. 너무 큰 생각지도 못한 감동. 심신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고, 저때 너무 맘에 들어서 지금도 챙겨먹는 한약. 서글프게도 어느새 나는 누군가가 내 건강 챙겨주는게 너무 고마운 나이가 되어버렸다.
격리를 축하 받았다. 위로가 아닌 축하. 고통을 견디는 힘은 역시 위트다.
안 좋은일이 있을때면 늘 나를 놀려주는 나의 친구. 언제든 버티고 웃고 다시 견디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현자님.
하필 또, 그와중에 나 입사 일주년이었지 뭐야.
몸 괜찮냐고 하면서 회사에서 자꾸 축하를 해줌........................ 아프니까 말시키지 말아주세요.
코로나 기간 격리를 겪으면서. 아로마테라피와 더 사랑에 빠졌다. 먹고 마시고 디퓨징 습포. 후각상실에 대한 공포?가 나를 에센셜 오일을 더 사랑하게끔 나아가게 하는게 재밌다.
코로나 끝나고 출근할때 향수뿌리는데 향수 냄새가 안나더라. 혹은 뭘 먹어도 매운내도 안나더라. 하는 무서운 코로나 후유증 소식을 들려와서. 시도 때도 없이 에센셜 오일을 킁킁대면서 맡았다. 디퓨저로 디퓨징도 하고, 여러가지 가지고 있는 에센셜오일을 돌려가면서 향을 맡고, 레몬물도 열심히 타먹고 (식용에센셜 오일 최고)
코로나를 겪으며 아프면 안된다. 내 건강은 내가 챙겨야한다. 쓰레기 버리러도 못나가고 탈출하고 싶다는 여러생각을 했지만, 무엇보다 내 삶에 [Essential]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필수적인. 본질적인. 필요한. 중요한. 많지 않은 것 같다.
맑은 공기. 물. 잠. 약간의 먹을 거리. 약간의 읽을거리. 가족. 친구.
코로나로 7일간의 격리 생활을 하면서 수도자처럼 외부와 단절이 된채 살다보니, 그리고 사지가 멀쩡하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게 산다는 그 마음이 굉장히 커졌다. 생존 앞에서는 화려하고 예쁜옷도. 비싼가방도. 전기차도. 5년뒤 떡상할 주식계좌도. 가치롭고 의미롭고 필요한 것이 크게 없다. 살면서 정말로 생존에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 지금 내 코로 호흡하면서 오늘을 살아내는 것 외에는. 따뜻한 햇빛을 쬐면서 바람부는 산들 바람을 뺨으로 느끼는 것 외에는.
지금도 집을 잠깐이라도 둘러보라. 매일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내 손을 닿는 물건들이 얼마나 몇개나 되는지. 안입는 옷들을 쟁이고 옷무덤을 만들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코로나 격리여 고맙다. 일상성을 회복하면서, 소소하고 소박한 행복. 매일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준것. 그리고 정말로 내 삶에 필요한 것은 몇가지 되지 않는 다는 것. 그 본질은 늘 같다는 것. 소중한 것을 늘 소중하게 생각해야된다는 것. 여러 생각과 깨달음을 준 쉼표의 기간. 물론 이틀간의 열병도 교만하지말고 늘 몸관리 잘하라는 술은 자제하며 마시라는 레드 카드 정도로 생각했고.
아 그리고, 지금도 계속하여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을텐데.
코로나에 걸린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건강이 중요. 건강이 일번.
좋아하는 잔망루피로 마무으리. 푸욱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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