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친해지기(마음 - 세상에 공짜는 없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대한 해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연극 등에서 쓰인 용도나 현재 많이 쓰이는 뜻으로 미루어봤을 때, '기계장치의 신(영화 메트릭스에서 기계 도시의 최종 지배자의 이름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이다.)' 또는 '기계장치로 구현해 낸 신'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한 것 같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연극이나 영화, 문학 등에서 시나리오나 플롯(줄거리) 상 '절대자'를 등장(거중기와 같은 기계장치를 사용하여 신이 강림하듯 배우가 등장)시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갑작스럽게 제거하거나, 갈등을 풀기 위해 개연성은 없지만 뜬금없는 존재를 등장시켜 갑작스러운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존재(장치, 기법)를 뜻한다. 작품에서는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우리 삶에서 이런 '데우스 엑스 마키나(기적)'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가만히 있는데 내 어려움을 갑작스레 해결해줄 어떤 존재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편적인 사람에게 굳이 적용을 하자면 '로또'에 당첨되는 것 정도 일 것이다.
'공부'도 이와 같다. 쉽지 않다. 아무런 과정이나 걸림돌 없이 바로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언젠가 김연아 선수가 어마어마한 신기록과 수상경력들로 한국, 전 세계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일이 있었다. 김연아 선수가 주목을 받은 것은 2010년경부터 였지만 96년도에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하여 끊임없는 노력으로 2005년경부터 선수권 대회에서 여러 입상을 했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마치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피겨스케이팅의 천재가 나타난 것 같지만 이미 15년 이상 전부터 김연아 선수는 피나는 노력(선수생활하는 내내, 마치 물 밑에서 바쁘게 발을 젓는 백조처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인터뷰 내용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또, 김영철의 파워 FM에서 유명 인터넷 강사에게 아침에 일어날 때 행동을 시작하기 위해서 무슨 생각(다짐)을 하냐고 물었을 때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벌떡 일어나서 세수를 한다고 했다. 목표와 방법이 정해지면 다른 생각은 필요 없다. 그것을 이룰 때까지 우직하게 하면 된다. 공무원 행정학 강사분(김덕관 강사님) 중에도 이것에 대에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적이 있었다.
1. 하루에 얼마나 공부해야 하나요? 기출문제는 몇 회독해야 하나요?
모의고사는 얼마나 풀어야 하나요?
합격생 -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한다.
수험생 - 이 질문을 한다.
2. 수험생활 기간에 흔들리지 않고 초심, 마음가짐, 열정을 유지하는 방법?
합격생 - 생활패턴을 단순화한다.
수험생 -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3. 기출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기출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합격생 - 모든 선지를 외울 때까지 본다.
수험생 - 답을 외우면 더 이상 풀지 않는다.
4. 특정 과목 성적이 정체된 경우?
합격생 - 그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수험생 - 그 과목은 공부하지 않는다.
5. 특정 과목이 암기가 너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 암기할 수 있을까요?
합격생 - 암기가 될 때까지 몇 회독이고 본다.
수험생 - 왜 암기가 안되는지 고민한다.
6. 시험을 앞두고 떨어질 것 같아 너무 불안할 때?
합격생 - 떨어질 것 같아 불안해서 더 많이 본다.
수험생 - 떨어질 것 같아 불안해서 공부가 안 된다.
7. 작년에 커트라인이 낮았던 직렬로 변경?
합격생 - 어차피 관심 없는 직렬이다.
수험생 - 변경하고 피 본다.
8. 합격수기에서 합격생의 공부방법을 봤는데 그 많은 것을 어떻게 다 할 수 있나요?
합격생 -?? (질문 자체를 이해를 못 함.)
수험생 - 다른 방법을 찾는다.
9. 체력 유지를 위해 운동을 해야 하나요?
합격생 유형 1 '공부를 더 많이 하기 위해' 운동을 해서 체력을 기른다.
합격생 유형 2 '공부를 더 많이 하기 위해' 운동을 안 했다.
수험생 유형 1 운동을 하고 힘들어서 '공부를 안 한다.'
수험생 유형 2 운동도 안 하고 체력이 없어서 '공부를 안 한다.'
10. 공부하다 보면 너무 힘들고 우울할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합격생 - 울면서 공부한다.
수험생 - 운다.
글쓴이도 느낀 것이지만, 공부에 대해서는 정말 위의 합격생의 마인드가 정말 정답인 것 같다. 오죽하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옛 말도 있지 않은가?
모든 사람들의 과제인 '다이어트(체중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행위를 말함.)'도 같다. 다이어트해야 한다, 다이어트 중이라서 어쩌고, 다이어트해야 하는데.. 새해 목표를 다이어트로 삼는 사람도 많이 있다. 미관상의 목적이든 건강상의 목적이든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한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 그 이상의 방법도 그 이하의 방법도 없다. 살 빠지는 약, 식욕을 줄이는 약 이런 약을 사 먹고(요행) 정작 해야 하는 식사량을 줄이거나, 칼로리 소모를 늘리기 위한 운동은 하지 않는다. 식사량은 무슨 모임이 있어서 못 줄이고, 뭐 모임에 가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다이어트한다고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이 신경을 써서 안 된다 하고 치팅데이인지 뭔지를 만들어서 며칠 제대로 못 먹었으니 안 먹은 만큼 먹어준다. 온갖 다이어트에 관한 글을 찾아보고 스스로 다이어트를 실패한 원인을 억지로 만들어낸다. 실제 체중감량에 성공하여 그것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찾아보기 힘든 것을 보면 그 일이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성공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람도 있다.
첫 번째 글에서도 영화 메트릭스의 대사를 인용했었는데,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목적지를 향하는 길을 모두 알고 있더라도 실제로 그 길을 걸어서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 아 가야지' 마음을 먹는 것과 실제로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에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차이가 있고, 그 시간의 끝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나 자신과 성취하고 변화한 나 자신, 두 존재가 있게 된다. 단순 탐구가 아닌 목표를 가진 공부라면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은 생각을 줄이는 것이다. 학습을 하는 데 있어서 머리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핑곗거리를 찾거나 요행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계획한 대로 '그냥' 해나가면 된다. 어려운 과정 중에 잠깐씩 있어지는 일들은 순간의 즐거움은 줄 수 없지만 결국 내 삶 전체로 봤을 때는 마이너스다. 필자는 너무 빈번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인생 전체로 봤을 때는 분명 마이너스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든 공부든 그것에 성공했을 때, 타인에게 인정을 받고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그것을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공부를 통해서 어떤 성과를 내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후에 '습관'에 대한 부분과 함께 이렇게 이루기 힘든 일들을 내 삶에서 어떻게 이뤄가고 적용하면 좋을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