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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를보다 Sep 04. 2021

무제11

머릿속처럼 새하얀 화면과

깜빡이는 세로줄은

도무지 익숙해지지를 않아


고집스러운 가방 속에서

미련한 공책을 꺼내 들어

서툰 연필을 잡아야만

사각사각 소리 사이로

뒤엉킨 실타래 같던 생각들이

춤을 추듯 흘러나와

종이 위에 새겨지지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


아날로그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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