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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를보다 Feb 03. 2023

무제26

너그러운 자연은

자기 몸집만큼 마음도 넓어서 

내 아무리 사납게 얼어붙은 털을 곤두세운대도 

끄떡없겠지

아마 그럴 거야


하루종일 꾹꾹 눌러 담은

단단한 응어리가

그 모든 못마땅한 것들이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 

해가 스쳐간 자리에 남은 몽환적인 흔적에

그 위로 총총히 박혀있는 어떤 별들에


봄이 오면 아무렇지도 않게 녹아날 

모든 얼어붙은 것들과 같이  

그렇게 쉬이 다 풀어져버리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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