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이유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by 곽다영


오랜만에 써야 할 글이 생겼다. 주제는 정해졌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해 써야 할지 좀처럼 감이 오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일기 외에 글을 쓴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글쓰기는 글을 짓는 일이다. 아무리 사적인 경험이어도 읽을만한 글이 되기 위해서는 이야기로 만들어져야 한다. 내 안에 줄 서 있는 이야기 중에 어떤 장면을 채택할지 정하고 나면 그 사건을 겪었던 나로 돌아가야 한다. ‘나’이되, ‘나를 관찰하는 나’로 다시 돌아가 그 시간을 붙잡아야 한다. 그 일을 겪으면서 나는 무엇을 보았고, 무엇에 놀랐고, 어떤 심정이었는지. 무엇을 깨달았고, 무엇을 이해했는지 반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건의 나열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젠가 글쓰기 수업에서 한 스승이 말했다. 한 사람으로 시작해서 인류로 끝나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과거의 경험을 잘 정리해서 진술하는 일은 무엇보다 내게 쓸모가 있다. 글쓰기는 누구보다 쓰는 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전에는 나만 생각하며 글을 썼다. 내가 내뱉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잘 내보일 수 있는지에만 골몰했다. 책을 만들면서부터는 어떤 글을 읽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쓰는 이유보다 읽는 이유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글이 읽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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