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1일 일요일
살면 살수록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육체나 마음의 상태, 경제력을 비롯해 어떤 일을 수행하는 능력까지 나의 현 상태에 만족하게 되는 날이 과연 있을까. 나는 끊임없이 내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이 바람은 기본적으로 자기애의 결핍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직장을 그만두고 돈을 벌지 않게 되면서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만, 이 생활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때때로 조급함을 느낀다. 그 불안감이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도 알지만 가끔은 하루하루 너무 바쁘게 지내는 내가 걱정되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나는 잘 견디지 못한다. 끊임없이 무언가 계획하고 실행하고 성취해야 하루를 잘 살고 있다고 느낀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언젠가의 나를 도울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면서 성실하고 꾸준하게 살아간다.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고 싶다는 욕심이 날로 커져서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기분이 들면 쉽게 언짢아지기도 한다. 이 상태를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점점 더 강박적으로 삶을 통제하려 할수록 내가 이루고 싶은 지점에서 어쩐지 더 멀어지는 것 같다. 내가 삶에서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지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딘가로 더 나아가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평안한 상태이고, 나는 나에게 그 사랑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