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0일 토요일
책을 만든 후로 이런저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살면서는 한 번도 해볼 일 없었던, 내가 하게 될 거라고 짐작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을 심심찮게 하고 있다. 물건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쪽에만 있다가 내가 만든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쪽으로 넘어오니 전과는 다른 관점이 생기기도 한다. 가령 책을 만들 때만 해도 다름 아닌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 좋아하는 꽃 사진으로 표지를 정하고 책의 크기나 무게도 들고 다니기 편한 작고 가벼운 것으로 하고, 글자가 너무 작거나 흐리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적당한 글씨체와 크기를 정하고 자간이나 여백부터 어떤 종이를 사용할 것인지 내 마음에 드는 대로 하나씩 선택했다. 순전히 내가 갖고 싶은 책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그게 독립 출판의 묘미이기도 했다. 그렇게 책을 만들고 북페어에 나가면서는 어떤 책이 잘 팔리는지, 사람들이 어떤 책에 관심을 두는지 살피게 되었다. 책도 사람처럼 첫인상이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시각적인 정보를 가장 먼저 인지하듯, 독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우선 책이 예쁘거나 독특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지도가 높은 작가나 서점, 출판사의 책들이 잘 팔린다. 이미 친숙한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듯 한 번 읽어봤던 작가의 책에 먼저 관심이 가는 것 같다. 그러니까 책을 만든 지 이제 막 사 개월 차에 접어든 나로서는 우선 세상에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을 많이 알려야겠구나 싶다. 서점에 입고 문의 메일을 보내고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북페어에도 부지런히 나가고 하면서. 며칠 전에는 무려 팟캐스트 녹음을 했다. 경험도 없는 데다 평소에 말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잔뜩 긴장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 꽤 재미있었다. 뭐든 막상 해보면 나름의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또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해볼 수 있을까. 궁리하고 또 기대한다.
작지만 요긴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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