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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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마음이 크게 움직이는 일이 딱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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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가라앉지도 지나치게 방방 뜨지도 않는다. 지나치게 슬프거나 지나치게 기쁘지도 않다. 그야말로 평화롭고, 그야말로 평온하다. 땅 위에 마음을 두고 아래로 꺼지지도 위로 날지도 않는다. 하루하루가 일상적으로 지나간다. 일상적으로. 특별히 들뜨는 일도 없고, 유난히 힘든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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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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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게 맞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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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을 갖고 있는 나는, 시시때때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어떤 때는 땅 속으로 쑤셔 박히듯 마음을 파고 들어가고, 어떤 때에는 하늘로 날아오르듯 마음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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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으니까, 좋은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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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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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쑤셔 박힌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날아가는 마음을 붙들기 위해서 글을 썼다. 어느날은 마음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어느날엔 마음을 위해 산책을 했다. 또 어느날엔 원없이 울고, 또 어느날은 펄쩍펄쩍 춤을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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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은 그런 게 없다. 하던 일이니까 그림을 그리고, 하던 일이니까 글을 쓴다. 원래 그러니까 잠을 자고, 원래 그러니까 일어난다. 아무런 마음 없이 뜨개질을 하고, 어떤 마음도 담지 않고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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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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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평온하잖아.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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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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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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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면서도 지루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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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