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술술 나오지?
패드를 이용해 숙제를 해야 하는데 보통은 30분 정도 걸린다.
저녁 연습이 있어서 15분 정도 숙제를 봐주고 자리를 떠났다.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숙제를 빨리해서 '냉장고를 부탁해'를 봤다고 했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지나갔다.
연습을 가고 나서도 아내와 카톡을 하며 퇴근과 집에 돌아온 시간, 밥을 먹은 시간
연습을 마치고 돌아온 시간을 고려해 보니 아무리 봐도 숙제를 다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요즘 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미안해서
조금 더 자라고 놔두고 있었는데 결국 흔들어 깨워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젠틀한 말투로 추궁을 시작했다.
숙제를 적어오는 알림장을 보고 어제의 숙제와 함께 여러 가지를 확인하고
결국엔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여러 과정을 거쳐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잘 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했다.
그리고 내 입에서 내가 하지 않은 것 같은 말이 쏟아져 나왔다.
아들!
나는 항상 너의 편이고 싶어
친구들과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아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분명히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
그런데 자꾸만 네가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런 사건이 일어날 때
아빠는 우리 아들이 잘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사과하는 수밖에 없어
나는 너의 말을 믿을 수 없으니까
너는 지금 '예능'을 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해서
네 안에 신뢰라는 금을 버리고 지금 당장의 즐거움이라는 쓰레기를 채워 넣은 거야
이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이 걸릴 거야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 나는 너를 의심하게 될 거야
이 이야기가 너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한동안 마음이 헛헛했다.
내가 버려버린 금과 채워 넣은 쓰레기가 무겁게 마음을 눌러왔다.
아들을 키우는 행위는 나를 키우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