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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May 24. 2019

여배우의 폭행사건

한 씨의 행동에 시나리오 써보기

 20대의 여성이 60대 남성의 뺨을 때릴 수 있는 이해 가능한 상황은 몇 개나 될까?

 어제부터 지금까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이름이 이었다. ‘한지선’

 20대 여배우의 추락이 시작됐다. 지금도 알만한 작품에서 활동 중인 배우가 택시기사의 뺨을 때렸다는 기사가 터져 나왔다. 취해서 60대 택시기사의 뺨을 때렸고 지구대에서는 경찰의 팔뚝을 물었으며 기자에게는 폭언을 했다. 3종 세트

 아내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온 말은 기획사가 돈도 힘도 없구나 였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연예인들의 사고는 조용히 덮이거나 다른 사건을 막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일 수이니 말이다.


 그러나 음모설로 피셜 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설사 무엇을 가리기 위한 수단이었을 지라도 또는 기자에게 실수를 하고 밑 보였을 지라도 말이다.

 누가 누군가의 뺨을 때리고 행패를 부리는 행위가 정당화되기는 힘들 것 같다.


 사람은 모두가 신경쓰고 배려하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 물론 그 폭이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그 에너지가 한정적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녀에게 드라마와 연예계가 모든 에너지를 고갈할 정도로 힘들게 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받은 스트레스를 어딘가에 비정상적으로 푸는 행위는 정당화되기 힘들다.


 배우로서 그의 행동에 원인은 짐작해볼 수도 있고 짐작해볼 수도 있지만 스토리텔러로 그녀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어떠한 스토리도 만들어 내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연출로서 픽션으로 구성해보면 이 정도의 시나리오를 써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새로 들어간 작품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느라 하루에 2시간도 자지 못했다. 그렇게 준비했지만 촬영장에서 감독님께 매번 깨지기 일수였고 마음은 한없이 작아지기만 한다. 그때 제작사 측에서 참석하라고 요구한 술자리가 있었다. 시간이 없어 너무 가기 싫었으나 커리어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곳으로 가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곳에 잇던 사람들은 이미 술에 취해 있었고 자꾸만 몸을 더듬는 손이 있었고 그가 자꾸만 나에게 공수표를 날리며 요구하지 말아야 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름 취해 어떻게든 그 자리를 피해 집으로 가려 택시를 잡아탔다.

 그런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자꾸만 옷에 대한 지적을 하며 여자가 몸을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며 룸밀러로 나를 슬쩍슬쩍 훔쳐보는 듯한 시선을 느꼈다. 그렇게 가고 있는 내내 그녀를 불편하게 했던 아저씨가 취했다고 생각했는지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뭐 이 정도의 시나리오라면 고성이 오가고 뺨을 때리는 등의 행위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나리오를 써볼 수 있겠으나....


 상황을 만들 순 있지만 행동에 대한 정당성은 도저히 부여하기 힘들 것 같다. 계급화되어가고 서로를 높고 낮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사회의 저주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도 씁쓸한 기사를 보며 나의 감정 호신술을 시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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