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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Jul 22. 2019

생각보다 가까운 AI

정말로 우린 두려워하게 될까?

 20살 김경식 씨는 링크드인에서 추천한 구인광고 중 맘에 드는 회사에 지원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쉬기 위해서 인터넷을 켰는데 구글 크롬에 떠오른 광고 팝업창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사고 싶어 한번 본 적이 있는 제품이 스포츠 기사 페이지 옆면에 뜬 걸 확인하고는 무심결에 들어가 지름신 강림을 경험하고 말았다. 맘에 드는 물건을 쇼핑한 탓에 앱스토어 게임을 켜고 무슨 게임이 새로 나왔나 확인을 하다. 새로 나온 게임 2가지 정도를 다운로드하였다. 그리고 배달앱을 켜고 우리동네 베스트 맛집에서 족발 하나를 시키고는 게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경식 씨는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11시쯤 눈을 뜨고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켜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피드를 살피고 밤사이 어떤 뉴스가 올라왔는지 2대 포털사이트를 본 후 학교에 가며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확인하며 등교했다.


과연 김경식 씨가 경험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기술은 몇 개나 될까? 정답은 모두 다.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하고 원할 것 같은 정보를 선별적으로 노출시키는 기술이 큐레이션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이 머신러닝 기술이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AI 기술은 가까이 와있다.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하는 작업이든 취미이든 뭐든지 간에 ai기술은 다양하게 적용되어 우리의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우버의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김형진 씨는 우리가 보고 있는 기술 중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기술을 찾기가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요즘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키워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이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프로그래밍의 기초는 사람이 프로그래밍-그러니까 공식을 짜고-을 짜고 데이터를 집어넣으면 답이 도출되는 형태였다. 사람이 연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컴퓨터에게 가르쳐주는 형식이었다. 이런 형태가 바로 컴퓨터 사이언스의 기초적 형태이다. 이에 반해 머신러닝은 인간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형태의 문제를 비슷한 데이터를 다량으로 집어넣어주고 기본적인 방향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정답과 중간 연산과정을 찾아가는 형태를 머신러닝이라고 한다. 딥러닝은 이런 머신러닝 중에서도 연산을 찾는 과정을 인간의 뇌의 뉴런을 모방한 구조로 만든 것을 딥러닝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러한 구조에 대한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등장했다. 1960년대에 등장한 아이디어였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은 환경과 기술의 변화라는 2박자가 동시에 만나 생긴 시너지이다. 초당 몇만 테라가 넘는 데이터가 인터넷에 올라오는 환경의 변화와 데이터를 동시처리 가능한 GPU의 등장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시장의 변화는 제조업 생태계도 변화시키고 있다. 10년 전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미래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로 3A를 꼽았다. Abundance(풍요) Automatic(자동화) 그리고 Asia(아시아)였다. 사람들은 결핍에 의해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풍요로움 속에서 기호에 의해 물건을 구매하여 소비형태가 변할 것이고 공장은 완전 자동화에 의해서 연력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하였으며 아시아 특히 중국은 세계시장을 흔들 중요한 요소로 봤다.

 그렇다면 10년이 지난 다음의 그의 예측은 적중했을까?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린 것 같다. 풍요로움이 주는 구매형태의 변화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적중했다.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호에 따라 또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대변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으로 구매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또한 자동화에 의해서 생산공장이 인력이 싼 아시아로 갔던 공장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추세이다. 더 나아가서는 4차 산업의 핵심인 생산자와 공급자의 직접 연결로 인해서 중간 유통과정이 사라지고 매장에서 직접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신발매장에서 자신의 발을 스캔하고 원하는 스타일을 고르면 3D 프린터가 매장에서 바로 신발을 생산해주는 형태의 새로운 공장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싸고 우수한 중국의 세계시장의 진입을 예상했는데 아직은 후발 주자이긴 하나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기업이 세계시장으로 나가고 있으며 마윈과 같은 IT백만장자가 등장하고 있다. 다니엘 핑크는 중국의 싸고 대량의 인력을 생각했지만 지금의 중국은 다양성과 규제완화로 비정상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룬 고도의 전문인력이 다량으로 사회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혀 다른 의미의 Asia가 되어버렸다.


 지난 10년간 도무지 우리 사회는 우리가 따라잡기 힘들 정도의 성장을 하고 그 성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알파고의 등장에 아무도 인간이 기계에 지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알파고는 68승 1패라는 놀라운 전적을 기록하고 바둑계를 은퇴했다. 이세돌 9단의 1승도 초반 알파고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였을 때 베타 버전을 통한 승리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어벤저스의 울트론 같은 존재가 등장하지는 않을까? 터미네이터에서 처럼 스카이넷이 지구를 파괴하는 주범을 인간으로 특정화하고 핵무기 코드를 해제해서 지구 상에서 인간을 모조리 죽이지는 않을까? 또는 메트릭스처럼 인간을 그저 의식 속에 가둬두고 인간을 지배하지는 않을까?



 머신러닝 엔지니어 김형진 씨는 위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쿼리를 짜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으로 어느 정도 인간의 뇌와 비슷한 체계로 설계를 하면 갑자기 자의식이 뿅 하고 생길 것이라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논의는 지금부터 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사용해야 한다 아니다의 논의가 아니라 좀 더 철학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도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혹시나 미래에 좀 더 인간 같은 인공지능이 생겨난다고 한다면 그의 철학적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 것 인가? 하는 등의 질문이 더 구체화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에 따른 역기능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필요할 것 같다.

 마치 정준형 사태의 시발점이 되었던 포렌식 분석 엔지니어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모든 생활이 내가 알 곳 있는 것보다 많이 담긴 핸드폰을 열어보는 것을 단순히 엔지니어로 볼 것인가? 변호사와 같은 헌장과 행동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 하는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방송인 홍진경 씨가 뇌과학자인 정재승에게 4차 산업을 주제로 했던 강연에서 질문했던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굉장히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대답을 했었다. 변화에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


 너무 뜬구름 잡는 것 같지만 그 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었다 생각한다. 너무 빠르게 변해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라면 그 변화가 어떤 모양이든 빠르게 나 자신을 적응시킬 수 있는 그리고 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했던 대답이었다.


 나 역시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제조업도 중간 구조가 사라지고 소비자와 직접적 소통이 가능한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과거 대기업의 양질의 제품의 대량생산구조가 파괴되어가 고 있다. 휴대폰의 앱은 그러한 특징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예전의 생산이 불안요소와 소비자의 기호를 예상하고 최소한으로 위협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사전 준비과정이 길고 실패를 최소 하는 형태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일단 소비자자가 앱을 구매한다고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잘못된 점을 고쳐서 새로 제공하고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고치는 과정이 가능해졌다. 이를 조금 쉽게 설명하면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것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목이라 생각한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교육환경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이제 실패에 익숙해지고 한 번에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해보고 실패하고 실패에서 또 다른 영감을 일어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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