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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Nov 11. 2020

관찰과 꽃

디자인씽킹에서 관찰은 왜 중요한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는 때 그는 나에게로와 꽃이 되었다. 


김춘수 님의 꽃이란 시의 전반부이다. 

마치 데이터 마이닝과 이 문장은 많이 닮아 있다. 


내가 그에게 쿼리를 넣어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0과 1의 데이터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논리에 맞춰 쿼리를 생성했을 때 그는 나에게로와 욕망 지도가 되었다. 


이렇게 바꿔 볼 수 있지 않을까?


바이브의 대표 송길영 씨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사람들은 배달앱을 왜 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해서'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진짜로 편해서 일까요?'

편하다는 의미는 프로세스가 간단하다 쉽다. 등의 의미를 포함하는데 실제로 배달앱과 전화 사이의 단순 프로세스 비교로는 전화가 훨씬 간단했다. 

전화를 걸고 주소를 부르고 카드를 건네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주소를 입력하고 가게를 고른 뒤 메뉴를 고르고 장바구니에 넣어 결제를 하기 위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결국 배달원을 만나야 한다. 


이런 훨씬 복잡한 과정을 사람들이 쉽다고 느끼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를 찾는 것이 데이터 마이너들의 임무이고 숙제라고 했다. 

수없이 쌓여있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의미 없이 나열된 정보들 속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역어 유의미한 내용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내는 일이 데이터 마이닝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좋은 데이터 마이너를 잘 채용하면 니드 분석부터 아이템 선정까지 일사천리겠군 이라고 생각해도 좋은 데이터 마이너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일 뿐더러 우리에게 그만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자원도 없다. 


그렇다면 데이터도 마이너도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 인가?

걱정마라 우리에겐 디자인 씽킹이라는 사고 툴이 존재하니 말이다. 


위르헌 아펠로는 자신의 저서 management 3.0에서 기업의 생태가 생산자와 공급자 판매자 소비자까지 연결되는 복잡한 단계가 이제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바로 연결되고 피드백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피드백받은 내용을 수정하는 것까지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이전에는 하나의 상품을 내놓기까지 사전 점검을 거쳐서 완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피드 포워드 과정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beta버전의 상품을 먼저 출시하고 업데이트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 피드백이 중요해졌다. 


이처럼 빠르게 제공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고방식이 디자인씽킹이다. 물론 제조업의 경우 디자인씽킹이 최고의 사고기술이라고 고집을 피울 수 없겠지만 우리들이 접해볼 수 있고 제대로 상용할 경우 큰 장정이 많은 툴임은 분명한다. 


그중에서도 '관찰'은 무척이나 중요한 과정이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앞서 이야기했던 데이터 마이닝에서 전제하고 있는 문장은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를 잘 알지 못한다'이다. 앞서 배달앱을 사용하는 이유가 편해서라는 사람들의 대답 속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생략되어 있다. 

나는 여러 가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주문하는 것이 모르는 사람과 통화하는 것보다 좋다. 오히려 비대면으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그러므로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 전화하는 것보다 배달원에게 카드를 내미는 것 보다도 대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여러 불편한 내용들을 감수하겠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사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은 채로 생각을 하고 인과를 연결해 버린다. 


우리는 이런 인 과속에서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내기 위해서 관찰을 해야 한다. 

관찰을 본관에 살필찰을 쓰고 있다. 보고 살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보는 것으로 관찰을 다했다고 또 믿어버린다. 마치 앞서 사고 과정을 생략해버린 것처럼 말이다.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에서 왓슨 박사가 이제 나도 자네처럼 잘 관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자 셜록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응접실로 오기까지 자네는 몇 개의 개단을 걸었는지 기억하나?

하지만 왓슨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보았으나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찰은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피는 것이다. 살피기 위해서는 냄새도 맡고 만져보기도 하고 때로는 맛보기도 한다. 그리고 때에 따라 걷기도 하고 함께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모아 온 여러 정보들을 통해 우리는 연결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욕망과 그가 느끼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인터뷰는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를 보고 느끼고 듣는 과정 속에서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들을 모아서 그를 알아내는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관찰을 위해서는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해야 하면 관계를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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