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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Mar 13. 2020

코로나와 예배

가치를 드리는 예배



 우리가 살아가는 민주주의는 민중의 요구를 대변하는 대표 선출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사람들의 의견이 좀 더 정확히는 여론이 의사결정과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어제까지도 가난해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사람이나 심신 미약의 어떤 사람이 누군가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을 때 방송이나 언론 또는 SNS라 든 지 여러 통로로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여론이 형성되면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하던 문제도 쉽게 해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나는 학생이며 군인이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 시절 나는 사회의 부조리와 평등 약자의 인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연극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이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글이 아님을 처음부터 밝힌다. 그 당시에는 피부로 못 느끼고 있던 어떤 사실 하나가 있었다.  마치 당연하고 공기 같은 권리이기에 내가 느끼지 못하던 권리였다. 

 경찰의 '불심검문'에 불응할 수 있는 권리! 

 공권력에 도전하다니 이 무슨 천인 공로할 짓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것이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에 성범죄가 들끓기 시작했다. 아동을 향한 성범죄가 대서 특필되고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름만 들어도 기억되는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 않고 터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그 당시 강력반에 있던 형사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충격적이었던 건 예전부터 그런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연일 그 사건이 헤드라인으로 특보로 터뜨리다 보니 사람들은 길거리를 다니다가 내가 누군가에게 범죄를 당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범죄자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원했고 자신들의 자유에 대한 아주 작은 일부분을 희생해 공권력에 강력한 치안을 요구했다. 그로 인해 '불심검문'이 돌아왔다. 


 어쩌면 불심검문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갑자기 언론이 주목하여 본 사건이었다고 해도 없는 사건은 아니니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서 '불심검문'은 필요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그 안전을 위해서 무엇을 포기했는지 아는 일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전례 없는 길고 긴 방학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세상은 멈춘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몇 주째 교회에서 예배가 막혀있는 상황이다. 슬프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몇 주째 바깥 출입을 통제당했다. 너무 안타깝다.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는데.. 

 사실 내 가치와 마음과 처음 것과 모든 것을 다해 드리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저 유튜브를 보는 것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도 늘 전심으로 예배하는 것이 힘든데 인터넷 예배는 더 힘들다. 내 마음을 흔드는 요소는 얼마나 또 많은지.. 정말 힘들다. 


 그런데 사람들은 특수 상황인 현재에 당연히 모임을 폐해야지 집에서 혼자 예배드릴 수 있고 내가 혼자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이 받으신다고 이야기한다. 이 시국에 모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향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가장 먼저 일어나 돌을 던진다.


 나도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것만큼 위험하고 위장한 신천지가 들어와도 알 수 없는 새로 온 성도를 통제할 수 없는 곳은 당연히 우리 아이들과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예배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여론의 뭇매가 무서워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에서 뛰어다니며 하늘의 기쁨을 찬양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과 형제자매들을 위해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함께 마음을 모아 예배를 어떻게 최우선의 가치로 지킬 것인가 머리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교회를 행정력으로 강제로 '예배'를 드릴 수 없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한다고 하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는다. 이 보다 더 나은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의 여론조사를 통해서 교회에 윽박지르는 것은 정말 더 용납되지 않는다. 


 이런 코로나 속에서도 '공연'에 대해서는 그 문을 닫는 것을 '긍휼'하게 보면서 교회의 '예배'를 향해서는 가해자인 것처럼 생각하는 가?


 텅텅 빈 공연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10명분의 박수를 보내는 사람에게는 감사를 표하지만 텅 빈 교회에서 예배를 지키며 하나님께 최선의 예배를 드리는 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가? (오해가 생길까 봐 이야기 하지만 나는 배우고 연출가다 공연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두 교회로 나와 예배하자는 소리가 아니다. 인터넷 예배를 폐하고 현장으로 모이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방역하고 최소한의 사람들이 모여 예배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마련해야 할 시기에 고민도 하지 않고 교회의 문을 닫으려고 하는 흐름이 화가 난다. 


 교회에 사람들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교회에게는 강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집단으로 평가하고 대하는 그리고 이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현실이 싫다.




 우리가 예배를 드려보면 현장에서도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꾸벅꾸벅 졸 거나 핸드폰을 뒤지기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런데 모든 사람이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혼자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큰 '정신승리'인지...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우리 들의 최선의 가치인 '예배'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독려하고 함께 예배에 들어갈 것인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불심검문'은 필요한 흐름이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온라인 예배'는 필연적인 요소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이 시국에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쏟을지에 대해 더 집중하여 기도하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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