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를 찍어 놓고 못 나올까 봐~~
22년 8월 극장가는 정말 학익진처럼 '한산'이 점령했다. 심심치 않게 실패의 이야기가 들리는 '외계 + 인'을 극장에서 보기 위해서 서둘렀다. OTT 서비스로 접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극장에서만 보이는 디테일이 있으니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보고 난 이후의 내 생각은..
영상미며 최동훈식 전개 스피드 연기며 너무 좋다.
그런데.... 내 생각의 영화가 관객에게 조금 불친절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다.
과거의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의 경우는 아무리 영화가 스피디하게 전개가 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이니까 이해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었다. 오히려 인물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배우들의 연기 디테일) 진행이 빨라도 관객은 쫓아가는데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불편함 없이 몰입하여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흐름에 의식을 맡길 수 있었다.
최동훈 감독의 시간의 흐름, 그러니까 그리스 희랍극의 전형적인 구조인 프롤로그에 이은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에피소드 구성은 최동훈 감독이 가진 스피드를 완벽하게 커버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극한으로 끌어내어 몰입도 있게 쫓아가게 만들었다.
그런데..
'전우치'부터는 이야기가 좀 달랐다.
다른 이야기 상상의 이야기가 가미되다 보니 이야기의 전제를 극 초반에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전우치 정도면 괜찮았다. 아니 개인적으로 필자는 전설과 설화 역사에 진심이 편이라 전우치 같은 영화가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외계 인은 역시 또 반가웠다.
그러나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
실은 흥행에 성공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이야기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흥행에 실패하고 나니 분석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영화 자체에 설정이 너무 많았다. '외계인', '평행 시간', '몸속 감옥', '사이보그', '도사' 이렇게 많은 이야기 요소를 한꺼번에 설명하고 설득하여 관객을 몰입해야 했다.
당연히 모든 것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설명하지 않은 이야기는 '궁금증'이어야 했다. '의아함'이 아니라 말이다.
- 클리셰의 높은 벽
영화와 이야기에 존재하는 클리셰들이 있다. 시간여행의 경후 한 가지가 바뀌면 전혀 다른 세계가 만들어지는 마블의 세계관이 존재하는데 '외계인'은 과거가 바뀌어도 현재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첫 번째 의아함이 들었던 부분이다. '시간은 연속되지 않는다'라고 한마디로 깨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 아니었을까?
또 뇌를 감옥으로 택했을 때 의식의 공유라던지 원주인과 탈옥자 간의 의식 싸움을 기대(?) 할 시청자들의 의문을 풀기엔 너무 후반 외계인들이 인간의 몸에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한다. 해도 너무 할 정도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한다.
- 불친절한 설명
너무 진지한 설명이나 지나친 설명은 당연히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그러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생기는 건 앞서 이야기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썬더로 나올 때의 김대명은 감정을 배제한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실체화한 김우빈은 감정도 모양도 너무 다양했는데... 그 사이의 간격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이걸 다른 객체로 봐야 할지 같은 객체로 봐야 할지 알기가 힘들었다.
또 김태리는 어떻게 10년이란 과거의 생활을 혼자 살아가며 천둥을 쏘는 여인이 되었던 걸까? 붕붕 날아다니며 말이다.
뇌의 감옥과 시간의 감옥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서 고려는 10년이 흘러도 현재에서는 며칠이 흘러가지 않는 설정이 지나쳤다라기 보다는...
위에서 나온 여러 가지 과하지 않은 설정들이 모이고 모이다 보니 사람들에게 자꾸만 몰입을 방해하는 느낌이었다.
마치
사실주의 연극에서 제3의 벽으로 극 한의 몰입도를 주던 감독님이 브레히트의 서사극으로 관객의 몰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제목에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외계 인 2부가 궁금하다. 위에서 나온 이런 설정의 스핀오프 같은 10분짜리 영상이 퍼즐처럼 공개되어 사림들이 1부를 OTT에서라도 역주행했으면 좋겠다.
꼭 2부를 행복하게 극장에서 시원하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