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이어집니다. 1편을 안 보신 분은 먼저 보고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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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님: 요는 그럼 이제 그 바나나는 작품이 아니라는 거네? 바나나 자체는 1억 원의 가치는커녕 아무런 가치가 없는 거고?
나: 그렇지.
마나님: 그럼 '배고파서'는 척수반사적 반응이 아니라 매우 합리적이고 자명한 답변인 거 아니야?
나: 응?
마나님: 오빠의 말대로 라면 방금 그 바나나는 예술로부터 분리됐잖아. 자유를 얻었잖아. 벽에서 떨어져 나와 자연 그대로의 바나나의 지위를 얻었잖아.
나: 자연 그대로의 바나나의 지위를... 얻었지? 이제는 <코미디언> 조차 아니게 되었으니까.
마나님: 그렇다면 자연 그대로의 바나나를 먹는 것에 '배고파서' 외에 다른 어떤 이유가 필요하지?
나: !!!!!!!!!
마나님: 그럼 그 대답이야 말로 가장 포스트모던적인 대답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왜 그 바나나를 먹었냐"는 질문은 여전히 바나나를 작품의 일종으로 여기고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면, "배고파서 먹었다"는 대답은 그 바나나가 작품과 관계없는, 자연 그대로의 바나나라는 관점에서 한 대답이니까.
나: (할 말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