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겸손과 열등감을 혼동하곤 한다. 오만하고 싶지 않아서 남들이 칭찬을 해 줄 때조차 자신이 그런 칭찬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남들에게 말하는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도 설득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자신이 정말 잘한 순간조차 자신은 여전히 부족하고 제한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다.
칭찬을 들으면 무조건 “아니에요”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사람이 있다. 손사래까지 치기도 한다. 좋은 의도로 칭찬한 사람이 괜히 머쓱해진다. 때론 ‘아니다, 당신은 정말 칭찬받을 만하다’라는 식의 설득하는 말을 해야 한다.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칭찬을 받을 때조차 칭찬하는 사람이 빈말을 하는 것처럼 머쓱해지거나 불필요한 에너지까지 쓰게 만드는 사람들, 두 번 받을 칭찬도 한 번밖에 못 받는다. 남들한테서 칭찬받기가 어색하고 불편한 사람이 본인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 줄 수 있을까? 겸손을 위한 행동이 열등감을 낳을 수도 있다.
옷이 예쁘다고 칭찬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하다.
“버리려다 아까워서 입은 건데...”
(내 안목도 쓰레기가 된 기분이다.)
“뭘 입든 칭찬을 하시네요?”
(내가 정말 그랬나? 빈말 투척기가 된 기분이 들며 다음엔 칭찬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고마워요! 저도 좋아하고 아끼는 옷이에요.”
(덩달아 행복.)
자신에 대한 칭찬이든 자신의 옷차림이나 물건에 대한 칭찬이든 잘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주변 사람도 행복하게 만든다. 좋은 의도로 칭찬을 한 사람이 상대방의 반응을 보고 더 기분이 좋아진다면 다음에 또 다른 칭찬을 하게 마련이다. 반면, 자신에 대한 칭찬은 거부하고 비판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얼핏 보면 겸손하고 건강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다음 상황을 보자.
“나 앞머리 자르니까 이상하지 않아?”
“아니, 귀여운데?”
“아냐. 자세히 봐봐. 너무 짧아서 바보 같잖아.”
“글쎄.. 괜찮은 것 같은데?”
“이상하다니까!”
“그래..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그지 그지? 진짜 이상하지? 아, 나 진짜 이 머리 어떡하지? 속상해..”
다른 사람이 괜찮다고 해도 굳이 스스로 안 괜찮게 상황을 만들어 버리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이미 스스로 결론을 내 버렸기 때문에 상대방이 안심시키거나 위로하기도 쉽지 않다.
“내가 봐도 이상한데 네가 봐도 이상하지?”
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동의를 한다고 해도 감사 인사는커녕,
“뭐, 이상하다고?”
하며 되레 화를 내거나 서운해 할 수도 있다. 뭘 어쩌라는 건지...
(뭐지, 이 익숙한 느낌은?)
남들로부터 칭찬받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게 알맞지 않은 말이라고 여겨 빈말이라 생각되거나 부담스러운 것일까? 그대로 수용하면 오만해 보일까 봐 겸손해하기 위함일까? 실은 칭찬받는 게 너무 좋은 나머지 그런 말들 때문에 일희일비하며 감정이 동요되는 것을 막고자 함일까? 그런 칭찬 뒤에 숨은 의도가 보여서 그것을 거부하기 위함일까? 상황과 상대에 따라 이유는 다양할 수 있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자신에게 오는 칭찬을 막으며 스스로에게 엄격하지는 않은지, 자신의 부족하고 부정적인 면모를 오히려 드러내 보이며 자꾸만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만하면 괜찮지.’, ‘마땅히 칭찬받을 만하지.’ 자신에 대한 평가의 기준을 조금 낮추어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칭찬도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면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고, 그런 편안함 속에서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