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것은 목표가 있고,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열심히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바쁜 사람은 활력 있고 생산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편, 이런저런 일에 치여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면 ‘일하는 나’는 있지만 ‘생각하는 나’는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막상 일상의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돌이켜 보면 과히 알차고 실속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자신의 삶 속에 숨어 있는 시간 도둑을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 내 경우에는 뉴스 읽기가 시간 도둑이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깊이 생각할 틈 없이 즉각적으로 일을 처리하다가 퇴근을 하고 나서 무심코 스마트폰을 보다 보면 한 시간이 지나는 것은 눈치도 못 챌 정도다. 온갖 뉴스 기사를 읽다가 연예인 신상이나 TV 프로그램 얘기까지 마치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눈알을 번뜩이며 새 글을 찾아 읽는다. 어떤 때는 두세 시간 동안도 꼼짝 않고 기사를 보기도 하고,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댓글의 댓글까지 읽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읽어재낀 기사들이 사실 내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서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갖고 사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매일 두 세 시간씩 읽은 기사들이 깊은 인상을 주거나 오래 기억되는 일은 드물다. ‘부정 편향성’이라던가? 사람들이 부정적이고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기사에 더 관심을 갖는 성향 때문에 포털에 등장하는 기사의 제목과 내용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것보다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기사들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그럼에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무력감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뉴스를 오래 읽는 것은 내게 도움되지 않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일에 급한 정도나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며 그 순서를 철저히 지키며 살 수는 없다. 우리가 원하지 않지만 급하지도 않고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일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모든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대신, 의식하지도 못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자신의 시간을 점검하고 다이어트를 해야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뇌를 쉬게 하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다 보니 뇌가 흥분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하루 종일 일한 뇌와 몸이 쉴 수 있도록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다음 생산적이거나 창조적인 일에도 효율성이 생길 것이다.
건강한 몸을 위해 식단을 조절하며 몸의 다이어트를 하는 것처럼 건강한 일상을 위해 내가 쓰는 시간을 돌아보며 시간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있다. 바쁨이 무작정 미화되지 않도록, 시간에 쫓기거나 끌려 다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래서 오롯이 내 삶의 중심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