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지 마!'라는 말에는 다음 등식이 성립하는 것 같다.
질문하지 마! = 조용히 해! = 입 다물어! = 시키는 대로 해! = 생각하지 마!
얼마나 폭력적인가?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권위적인 사람일수록 질문을 싫어하는 것 같다.
궁금증을 느끼고 질문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는 것은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본능에 가깝다. 질문이 가로막혔다는 것은 자유가 억압된 것과 같다. 질문은 이제껏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던 관습에 균열을 내고 변화의 물꼬를 튼다. 이미 상당한 특권을 차지한 사람들에겐 위험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질문할 기회조차 박탈되거나 질문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살다 보면 점차 질문하는 힘이 사라지고 생각도 쪼그라든다. 고개를 끄덕이며 순응하는 사람들을, 더 이상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포기해 놓고 남이 '우리'의 자유를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저들이 말하는 '우리'에 자신이 배제돼 있는지도 모른 채...
질문하는 사람은 용기 있다. 물어야 할 것을 묻는 사람은 정의롭다. 다양한 질문이 자유롭게 오가는 사회가 생기를 띠고 성장한다. 지금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