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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시일 8시간전

페이스 오프

귀환

서울 강남,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거리의 한 유명 성형외과. 한 남성이 의사의 방에 앉아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평소 생각해 두신 외모나 인상이 있을까요?” 의사가 물었다.


“제 지인이 저를 보면 이전의 저로 알아볼 수 없게 해 주세요. 게다가 잘생기면 더 좋겠죠.” 남성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그는 수술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다.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했다. “네, 그럼 이전과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성형을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수술 날짜를 잡죠.”


“원장님, 수술비는 두 배로 드릴 테니, 꼭 이전의 제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부탁드립니다.” 남성의 목소리에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


일주일 후, 병실에 누워있는 남성은 얼굴을 붕대로 감싸고 있었다. 그는 통증을 느끼며 무통주사의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손거울을 들어 살짝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걱정과 기대가 뒤섞인 눈빛을 보였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야. 다시 시작하는 거야.'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5개월 후 S대기업 마케팅부

“자, 잠시만요~ 이메일로 이미 보셨겠지만, 오늘 김수현 과장님이 입사하셨습니다. 다들 환영해 주세요.” 마케팅 팀장이 수현을 소개했다.


수현은 단정한 정장을 입고,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수현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많이 배우고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수현의 세련된 외모와 품격 있는 태도는 사무실에 있던 여성 직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날카로운 시장분석과 전략 제안서는 이미 입사 전에 큰 화제를 모았다.


팀장도 수현을 칭찬하며 말했다. “김 과장님은 이미 시장분석과 전략 제안서로 큰 감명을 주셨습니다. 앞으로 팀에서 많은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입사 환영 회식

그날 저녁, 수현의 입사를 축하하는 회식이 열렸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수현은 이예지와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예지 씨, 반가워요. 같은 팀인데 이렇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네요.” 수현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예지는 살짝 놀란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수현 씨. 반갑습니다. 입사한 거 환영해요.”


그녀는 다른 여성들이 보이지 않는 환한 미소를 수현에게 보였다. 수현은 예지의 미소에 잠시 시선이 멈췄지만, 곧바로 마케팅 팀장에게 말을 돌렸다.


“팀장님, 골프 엄청 잘 치신다고 들었는데, 언제 한번 저도 끼워주세요. 저도 골프 배운 지 얼마 안 됐어요. 혹시 골프 부킹 어려우시면 말씀 주세요. 제가 수도권 무기명 회원권 하나 갖고 있어서 예약해 드릴게요.”


마케팅 팀장은 화색이 돌며 말했다. “정말? 무기명 회원권? 수현 씨, 엄청 부자구나~ 나야 좋지! 언제 한번 같이 나가자!”


회식은 점점 무르익었고, 직원들은 수현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회식이 끝나갈 무렵, 마케팅 팀장은 대리운전 부를 사람은 부르고 택시 탈 사람도 빨리 불러서 헤어지자고 했다. 박찬희 과장이 회식 후 헤어짐을 재촉하듯 말했다.


“저는 도곡동 방면이니 예지 씨하고 택시 타고 같이 가면 되겠네요.”


박 과장이 수현에게도 예의상 방향을 물었다. “수현 씨는 어디로 가요?”


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도곡동 쪽입니다. 전 대리운전 불렀습니다. 먼저 가세요.”


그렇게 박 과장과 예지는 잡히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현은 먼저 온 대리기사와 함께 자신의 스포츠카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박 과장은 투덜거리며 말했다. “뭐야, 금수저야? 저렇게 돈 많으면 뭐 하러 직장 다니는 거야?”


예지는 그의 말에 웃으며 공감해 줬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금수저지만 자기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멋진 거 않을까?'


박 과장은 예지의 미소를 보고 살짝 질투심을 느꼈다. 수현의 성공적인 첫날은 그에게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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