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tail Blues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잠이 쏟아진다. 짧게는 24시간, 길게는 2박 3일.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아무리 마음이 아수라장이어도 거르지 않던 씻기, 청소하기, 먹기를 작파하고 잠만 잔다. 자는 동안 꿈을 꾼다. 대개 악몽이지만 악몽이든 견몽이든 꿈들은 실과 바늘이 되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촘촘하게 몸과 마음을 침대에 박음질한다. 꼼짝없이 자고 또 자고, 모르페우스가 이끄는 대로 해파리처럼 떠다니는 시간. 의사가 안타까움을 담아 칵테일 함량을 이리저리 바꿔주지만 무소용이고, 속절없이 자고 또 자는 수밖에 없는 시간. 그렇게 긴 잠을 자고 털어지면 좋으련만 끈끈이에 들러붙은 파리처럼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그 와중에 기특한 건 출근은 제때 한다는 것, 심지어 일도 꼬박꼬박 다 해. 간신히 버티고 집에 오면 드러눕기 바쁘다. 모르페우스의 시간은 한 번 시작하면 약 보름 정도, 그 시간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이번에도 꼬박 이틀을 자고 또 잤다. 잠이 뜯어진 상처를 깁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잠 속에서 내내 하지 못한 일들을 걱정하고 잠으로 채워지는 시간을 안타까워하기 바빴다. 그것으로 모자라 꿈의 끝에서 두통과 위경련이 시작됐고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늘 나였는데, 모처럼 타인에게서 시작된 스트레스였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으려고 무던 애를 써 왔지만 굳이 실망을 주겠다는데야 받아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준비된 책임감도 모두 소진되었으니 멈춰야지.
그 와중에 2 채널로 돌려보는 자기 검열, 아유 개가 똥을 끊지.
아... 간신히 깼는데 또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