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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랑 May 28. 2020

광고의 홍수

브랜드에게 약이되는 광고는 무엇일까?

20대 후반의 서울 거주 여성인 내가 하루에 접하는 광고의 수는 얼마나 될까? 아마 셀 수 없을 것이다. 피곤한 출근길에 언뜻 보게 되는 지하철 옥외광고, 부르는 게 값이라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채팅창 상단 배너광고, 번화가를 거닐면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까지. 광고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고 광고라는 자신의 존재를 교묘히 포장하고 숨기면서 현대인을 유혹한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요즘을  '광고의 홍수'라 칭하고 싶다. 비슷하게는 '광고의 바다'라는 표현이 있을지도 모른다. 셀 수 없는 수많은 광고가 표류한다는 맥락에서는 이 두 단어의 의미가 동일하다. 하지만 바다 보다는 홍수라고 칭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광고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홍수처럼 순식간에 우리의 일상을 덮치기 때문일 것이다.


광고에 점점 피로도가 높아지는 현대인들의 방증이 바로 유튜브 프리미엄일지 모른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위해 자극적인 광고를 마다하지 않는 브랜드들의 구애를 피하기 위해서 구독자들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선택했다. 달마다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라이트한 환경에서 영상을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카카오의 몸집이 비대해지면서, 카카오톡의 광고 포화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비교적 클린했던 메인 채팅창까지 배너광고를 입점시키면서 광고가 없는 카카오톡을 개발해달라는 일부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그렇다면 광고에 대한 피로와 짜증이 넘쳐나는 현대인에게 '좋은' 광고란 무엇일까? 물론 광고의 배경에는 자본력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다양한 광고로 자사의 제품을 수많은 사람에게 노출시키고,

이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작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것, 그것이 모든 마케터의 최종적인 목표다.


나는 소비자에게 좋은 광고란 바로 브랜드의 목소리가 분명할 때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브랜드의 지향점이 분명하고 일정할 때, 소비자들은  광고를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액션으로 인식하기 이전에, 브랜드의 목소리를 내는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


쇼핑몰 원파운드 (www.onepound.kr) 대표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onepoundboy은 그래서 흥미롭다. 상업적인 쇼핑몰을 운영함에도 상업적인 냄새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니트 디자이너 출신의 유머러스한 남편과 그와 천생연분인 아내의 일상은 시밀러룩이라는 쇼핑몰의 컨셉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브랜드의 지향점은 상업적인 게시물도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게한다. 자사 브랜드의 제품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이들 부부의 일상을 엿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이 계정을 찾는다.


도합 세 브랜드의 SNS 계정을 운영해본 적이 있다. 긴 기간은 아니었을지라도 만족스러웠던 경험 보다는 아쉬웠던 기억이 많다. 브랜드의 목소리에 집중하기보다는 특정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유행성 짙은 카피에 집중했었던 까닭이다.


광고의 포화, 더 이상 물량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이야말로 브랜드의 진정한 목소리를 낼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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